'목숨 달린' 이민자 추방·장벽 건설로 '비디오게임' 만든 백악관

인권단체 "목숨 갖고 장난치더니 진짜 게임으로 만들어"

(백악관 소셜미디어 X)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이 3일(현지시간) 이민자를 추방하거나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식 요소를 가미한 게임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고전 아케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웹사이트를 공개했다.

여기엔 고전 게임 '스네이크'(Snake)를 변형한 '리오 런'(Rio Run)이라는 게임이 포함됐다.

리오 런은 톰 호먼 미국 국경 차르를 디지털 캐릭터로 등장시켜 멕시코 국경의 리오그란데강 인근에서 피부색이 서로 다른 이민자를 쫓아내도록 했다.

다른 게임은 블록 쌓기 게임 '테트리스'(Tetris)를 본떠 만든 '장벽을 건설하라'(Build the Wall)다. 게임 안내문엔 "밀려오는 무리로부터 국경을 지켜라"라고 적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들어 강경한 이민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으로 일부 도시에선 총격 사건과 폭력 충돌이 촉발된 바 있다.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에 넣을 돈을 모으는 게임도 들어가 있다. 트럼프 계좌는 2025~2028년 태어난 아동에게 1000달러(약 136만 원)가 입금되는 투자계좌다.

백악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게임회사 세가(SEGA)의 로고를 본떠 만든 마가 로고가 등장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엔 "승리를 멈출 수 없다. 장벽을 건설하라. 추방하라. 트럼프 계좌를 채워라"라는 문구가 담겼다.

백악관은 AFP에 "이번 행정부는 모든 미국인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혁신하고 대통령의 수많은 성과를 알릴 방법을 찾는 데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아메리카 가르시아 그레왈 프론테라연맹 공동대표는 AFP에 "역겹다. 백악관은 수년 동안 사람들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playing games)쳐 왔는데, 이제는 자신들이 하는 일을 실제 비디오게임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게임 디자이너들이) 인간답다는 게 무엇인지,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게 무엇인지 감각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국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AMIGOS 샌디에이고 커뮤니티의 아드리아나 자소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이 아케이드 게임이 트럼프 행정부의 근본적인 '진지함 부족'을 보여준다며 "실제로는 전혀 게임이 아닌데, 마치 게임인 듯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