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승' 외쳤던 트럼프, 6개월째 이란전 수렁…"출구전략 없다"

압도적 군사력에도 호르무즈 통제 실패… 중·러 배후 지원 속 비대칭전에 발목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국내 부담 가중… 전문가들 "군사·선동 옵션 무한 반복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9.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연일 군사적 압승을 장담하고 있으나, 개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국은 뚜렷한 종전 로드맵을 찾지 못한 채 심각한 교착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당초 수주일 내 종전을 공언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장담과 달리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교전이 재차 격화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이 초기 군사 작전을 통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수뇌부를 타격하고 해군 전력을 궤멸시켰음에도 이란의 국지적 비대칭 전술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산발적 타격을 이어가며 동맹국들의 에너지 수송로를 교란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자신들에게 아무 가치도 없는 합의문에 서명하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NYT는 그가 이란 국민들의 내부 봉기를 촉구하거나 해협의 명칭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꾸자는 식의 과거 익숙한 대중 선동 각본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황을 군사적으로 매듭짓지 못한 트럼프 행정부는 항구 봉쇄와 제재를 극대화하는 이른바 '경제적 디데이'(economic D-Day)를 선포하며 전방위적 경제전으로의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델과 '제재'라는 단어가 새겨진 이란 국기. 2025.4.17 ⓒ 로이터=뉴스1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주도하에 이란의 경제적 생명선을 완전히 끊겠다는 구상이지만, 중국의 지속적인 원유 수입과 원자재 지원, 러시아의 전략적 공조 약속에 가로막혀 실질적인 굴복을 끌어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불안과 전쟁 피로감이 미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면적인 대규모 공습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소셜 미디어를 통한 종말론적 타격 위협과 체면치레용 수사로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칼레드 엘긴디 퀸시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그가 구사하는 전략의 일부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저 자신의 지지층을 향해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순전한 말의 힘으로 현실을 만들어내려는 시도 외에는 별다른 전략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미국의 일방적 수단 소진과 명확한 전략 부재의 결과물로 규정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도 "그렇더라도 훨씬 적은 역량을 가진 작은 세력이 전략적으로 전개될 경우 여전히 큰 혼란을 일으키고 우리가 목표를 100% 달성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비대칭전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국무부 출신인 공화당 전략가 매슈 바틀렛은 "수사적이든 물리적 행동이든 전략은 '헹구고 반복하기(rinse and repeat)'에 불과했다"며 "미국이 관여 계획도, 이 전쟁에서 이기거나 빠져나갈 계획도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 것은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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