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인하 요구에도 워시 또 '긴축 카드' 경고…"정책 소신 밝혀"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잭슨홀 미팅서 인플레 우려 "연준 물가 안정 임무"
美언론, "연준 해야 할일 있다" 발언 조명…포워드 가이던스 아냐
- 이훈철 특파원, 이창규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이훈철 특파원 이창규 기자 =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되는 기준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워시 의장이 언제든지 통화 긴축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워시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책무 가운데 물가 안정 측면에서 최근 수치는 더욱 우려스럽다"며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분명하고 충분히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고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아니다"며 "안정적인 물가를 달성하는 것이 연준의 임무다"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의 이번 발언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 7월 28~29일 FOMC 회의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 연준은 7월 회의에서 당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지만, 세 명의 위원이 0.25%포인트(p) 인상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연준이 또다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다음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워시 의장의 이번 발언은 잭슨홀 미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세계 각각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들이 참여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세계 경제 거장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세계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는 힌트가 나온다. 역대 연준 의장들도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을 통해 정책 방향을 밝혀 왔다.
비록 워시 의장이 제한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자신의 첫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결국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연준의 선제적인 가이던스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CBS 뉴스는 워시 의장이 고용 시장과 경제 상황의 견조함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2% 물가 목표치 수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통화 긴축 카드를 꺼낼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며 정책 결정자들이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갖지 않을 경우 중앙은행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케빈 워시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것이 연준의 본분"임을 강조했다며 이번 발언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각화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했다면서도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고 더 조용한 연준을 지향하겠다는 정책 소신을 밝혔다고 집중 조명했다.
워시 의장도 이날 자신의 발언을 금리 결정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지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투자자와 연준 분석가들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보다 명시적인 '반응 함수'로도 봐서도 안 된다며 확대 해석 자제를 요청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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