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이익 비중 '사상 최대'인데…근로자 분배는 1950년대 이후 '최저'

AI·고유가에 기업은 횡재…양극화 심화에 美 포퓰리즘 '분출'

2017년 4월 14일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11㎞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커머스의 할리우드 침대 프레임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침대 프레임을 제작하고 있다. 2017.04.14.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기업들의 세전 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국민소득 내 노동 분배율은 1950년대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분석국(BEA) 자료를 인용해 지난 2분기 미국 기업의 세전 이익이 연간 기준 환산 4조 8000억 달러(약 6590조 원)로 국민소득의 1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임금과 복리후생 등 근로자 소득 비중은 국민소득의 60%까지 떨어져 195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의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열풍과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투자로 얻는 부유층에 돌아가지만, 근로소득에 의존하는 중·저소득층 근로자들은 성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역시 임금 상승세를 앞질러 7월 시간당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그라운드워크 콜라보레이티브' 엘리자베스 판코티 정책 부대표는 "오늘날 2개의 분리된 경제가 존재한다"며 "하나는 투자와 불로소득을 통해 주요 소득을 얻는 사람들의 경제이고, 다른 하나는 매일 출퇴근하는 일반 근로자들의 경제"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아비엘 라인하르트는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근로자 보상 측면에서 근로자들이 받는 국민소득 비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책연구소(IPS)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미국 100대 저임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보수는 41% 늘어나는 동안, 해당 기업 근로자들의 중간 소득은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26%)을 밑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밀퍼드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시험 주행장을 찾아 경제 관련 연설을 했다. 2026.07.27 ⓒ 로이터=뉴스1

미국 사회에서는 불평등 심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정가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포퓰리즘 성향의 공약과 발언을 내세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는 강경 진보 성향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SA) 진영이 당내 온건파를 밀어냈으며, 뉴욕에서는 조란 맘다니가 기업의 탐욕을 맹비판한 끝에 시장으로 당선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기업 의사결정에 대한 근로자 참여 확대를 촉구하며 포퓰리즘 성향의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기업들을 향해 폭리와 바가지요금 인상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IPS의 사라 앤더슨 연구원은 "기업의 부가 분배되는 방식의 불공정성이 도를 넘었으며 사람들은 이를 바꾸기 위한 정책을 원하고 있다"며 "심각한 반발의 시작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불평등 심화가 AI의 영향과 같은 새로운 구조적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고물가나 코로나19 팬데믹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안나 스탠스버리 경제학 교수는 "미국에서는 수십 년 동안 권력의 중심이 노동에서 자본으로 이동해 왔다"면서도 "오랫동안 봐온 지속적인 추세를 넘어선 거대한 변화를 뜻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