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왕실 고위 인사, 트럼프 일가 새 암호화폐 은행 최대 주주"

지난해 암호화폐 회사 지분 49% 취득…트럼프 취임 4일 전
은행 지주회사 지분, 별도 법인 통해 취득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국가안보보좌관이 2025년 9월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9.0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왕가의 핵심 인사이자 정부 고위 관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설립을 추진 중인 암호화폐 은행 지주회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파이 셰이크'로도 불리는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은 아부다비 국왕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의 동생으로, UAE의 국가안보보좌관이자 최대 국부펀드 아리암 인베스트먼트의 관리자다.

타눈과 공동 투자자들은 지난해 1월 '아리암 인베스트먼트 1' 법인을 통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회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에 5억 달러를 투자, 지분 49%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됐다.

거래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나흘 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 5억 달러 중 2억 6300만 달러가 트럼프 일가 소유 법인으로 흘러 들어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타눈과 공동 투자자들은 월드 리버티가 은행 사업을 위해 설립한 지주회사 WLTC 홀딩스의 지분 49%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됐다.

WLTC 지분 구조는 월드 리버티와 동일하나, 타눈 측은 별도 법인 '스트링Z 홀딩 RSC'를 통해 지분을 보유했다. 트럼프 가문 연계 법인의 지분은 38%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월드 리버티는 지난 1월 통화감독청(OCC)에 연방 신탁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연방 신탁은행으로 승인 난 회사는 연방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주별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디지털 자산과 기타 금융 상품을 수탁 관리할 수 있는 만큼 지난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출시한 스테이블코인 'USD1'의 유통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통화감독청은 이달 초 월드 리버티의 연방 신탁은행 설립 신청에 예비 조건부 승인을 내주었다.

다만 트럼프 가문 연계 법인, 월드 리버티 공동창립자 연계 법인, 스트링Z 홀딩 RSC 등 3개 주주에게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은행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 '수동성 서약'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

수동성 서약 서명 요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두 번째 사례로, 은행 인가 신청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편 월드 리버티의 은행 인가 신청서에는 지난해 12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고위 임원 헤이나 첸이 서명한 파트너십 계약이 포함돼 있었다. 월드 리버티가 USD1에 대한 마케팅·홍보 지원 대가로 바이낸스의 비용을 지불하는 계약이다.

트럼프는 USD1을 20억 달러 규모 거래에 사용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도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을 지난해 10월 사면해 대가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