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러시아서 '상황 더 나빠지기 전 전쟁 끝내라' 촉구"

NYT 보도…"랫클리프 CIA 국장, 암울한 러시아 현실 지적"
CIA, 러 측과 소통 채널 유지…"쿠슈너·위트코프 라인과 별개"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2026.04.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최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군사적·경제적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 협상을 타결하라고 촉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러시아의 암울한 군사적·경제적 현실을 지적하며, 보르트니코프 국장에게 이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진지한 협상에 나설 때라고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전쟁을 계속할 경우 있을 결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랫클리프 국장은 보르트니코프 국장과 만나기 전 우크라이나 측과도 만나 이번 회담의 목적이 양보가 아니라 러시아의 입장 파악에 있음을 확인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정보기관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CIA 국장의 메시지를 더 시급하고 신뢰할 만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랫클리프 국장이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이러한 결정이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WP가 인용한 관계자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크게 확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는 경고했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 2025.02.27 ⓒ 로이터=뉴스1

한편 CIA는 FSB, 러시아 대외정보국(SVR)과 오랫동안 소통 채널을 유지해 왔다.

이 채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과 구축한 채널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쿠슈너와 위트코프는 러시아에 너무 치우친 인물로 여겨져 왔다. 대(對)러시아 강경파인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달 "전선에 있는 러시아 군인의 생존 시간이 35분도 채 되지 않는다"며 러시아군의 열악한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2021년 11월 윌리엄 번스 당시 국장 이후 약 5년 만이다. 번스 당시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움직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석 달 뒤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이듬해 11월 튀르키예는 자국에서 번스 국장과 세르게이 나리시킨 SVR 국장의 대면 회담을 주선했다. 번스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있을 후과에 대해 경고했고, 러시아 측이 이후 회담 사실을 공개하자 CIA는 분노했다.

이후 두 사람은 대면 회담 대신 가끔 전화로 소통을 이어갔다.

지난해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랫클리프 국장은 보르트니코프 국장과 전화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교환을 조율한 적이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