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캐나다 무역협상 막판 결렬…'관세폭탄'에 전면전 치닫는 무역갈등
알루미늄 업계 반발·러트닉 강경론…캐나다 내 반미 여론 격화
미국, 對캐나다 50% 관세 발효…캐나다도 보복 관세 예고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합의에 이르는 듯했던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협상이 막판에 결렬되면서 50% 관세 발효와 함께 무역전쟁으로 이어졌다. 미국 협상단 내 이견과 무리한 요구로 인해 합의가 불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캐나다와 합의에 도달했다"며 캐나다산 주류·유제품·건축자재와 하키 장비, 자동차 관련 품목에 부과하려던 50% 관세를 사흘 유예해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 통상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협상을 이어가며 합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으나 지난 21일 협상은 예상과 달리 결렬됐고, 지난 22일부터 미국의 50% 관세가 발효됐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국은 당초 협상이 결렬된 책임을 서로에게 돌렸으나 미국 업계의 반발과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갈등이 합의가 무산된 결정적 원인이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캐나다 당국자들은 새로운 관세 부과를 피하고 이미 부과되고 있는 관세도 대폭 완화하는 합의를 원했다. 그 대가로 캐나다는 미국산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보복관세 철폐를 포함해 미국의 여러 요구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카니 총리는 각 주 정부에도 미국산 주류 금지 조치를 철회하도록 촉구할 예정이었다. 캐나다 대부분의 주가 미국의 관세에 맞서 시행한 미국산 주류 판매 금지 조치는 미국이 지난달 와인과 유제품, 하키용품, 시멘트 등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미국의 알루미늄 제품 생산업체들은 1차 알루미늄에 관한 관세는 낮출 수 있지만 알루미늄을 사용해 만든 가공 제품에 대한 50% 관세는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알루미늄 업체들의 입장을 지지했고, 품목별 관세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측은 협상에 참여한 러트닉 장관의 이러한 태도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결국 미국은 알루미늄 제품을 비롯한 일부 금속 가공 제품에 높은 관세를 유지하고,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조건으로 미국에 수입할 수 있는 철강 물량에 쿼터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는 합의 무산으로 이어졌다.
카니 총리도 전날(22일) 캐나다 협상팀은 단결되어 있었지만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미국 협상단 내에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카니 총리는 또 △프랑스어와 프랑스계 문화를 보호하는 캐나다의 제도를 약화하는 것 △캐나다가 다른 국가들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려는 노력을 제한하는 것 등 미국의 마지막 몇 가지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관세도 핵심 쟁점이었다.
카니 총리는 미국 협상단은 마지막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중형 및 대형 트럭을 자동차 관세 인하 혜택에서 제외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분명히 큰 변화로 그렇게 되면 캐나다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성이 더욱 떨어졌을 것"이라며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고, 너무 적은 것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협상이 결렬된 데 이어 캐나다 내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다시 합의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나아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미래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인 레제(Leger)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재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여론조사업체 애버커스 데이터의 데이비드 콜레토 최고경영자(CEO)는 폴리티코에 "카니 정부 입장에서는 노딜보다 큰 양보를 요구했다고 생각되는 합의를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더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인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도 카니 총리의 협상 철수를 지지했다. 그는 이날 "그가 그 합의에 서명하지 않아 다행이다. 나쁜 합의였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관세에 상응하는 보복관세 부과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미국과 캐나다가 무역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면 USMCA 재검토 문제에서도 보다 폭넓은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USMCA의 미래 역시 더욱 불확실한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USMCA는 미국이 지난달 6년 정례 연장을 거부하면서 매년 재검토를 거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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