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금리 끌어올리는 'AI 투자'…"빅테크 채권 발행 눈덩이"

2025년 첫 1000억佛 돌파…올해 벌써 2000억 달해
성장률 전망 상향 →고금리 기조→국채 영향 고리

로이터 자료 사진. 2023.12.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인공지능(AI) 투자 광풍이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에 자체 현금을 쏟아붓던 빅테크들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그 여파가 국채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기지 등 소비자 대출의 기준이 되는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8일 장중 5.34%까지 올라 2007년 이후 19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19일 미 재무부가 자체 국채 매입 규모를 늘린다며 시장에 개입해 일시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의 차입이 급증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는 그동안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영업현금흐름으로 자체 조달해 왔다.

그러나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채권 발행 규모는 2020~2024년 연평균 300억 달러(약 41조 원)에 미치지 못했으나 2025년에는 1000억 달러(약 138조 원)를 넘어섰다. 올해는 이미 2000억 달러(약 276조 원)를 돌파한 상황이다.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5대 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의 AI 관련 부채 발행이 2027~2030년 연간 1조 달러(약 1381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발행에 기댄 기업들의 막대한 AI 관련 지출은 경제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리고,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유지 기조로 이어지며, 국채 금리 상승까지도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사토리인사이츠 창립자 맷 킹은 "이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차입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추가 설비투자는 더 이상 '공짜'가 아니다"라며 "실질금리가 오르면서 나머지 경제 부문의 비용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 이자 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경제 전체에도 더 광범위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라며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나머지 경제 부문의 비용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회사채 시장에는 이미 영향이 뚜렷하다. 회사채 금리는 통상 동일 만기 국채 금리와의 차이, 즉 '스프레드'로 매겨지는데, 최근 이 스프레드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조달 비용이 가장 낮은 축에 드는 알파벳조차 10년물 스프레드가 4월 0.63%포인트에서 이달 0.85%포인트로 올랐다.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오라클은 지난해 9월 1.05%포인트에서 올해 2월 1.45%포인트로 확대됐다.

루미스세일즈의 맷 이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들 기업이 채무불이행에 빠질 위험은 없다"며 문제는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쏟아내는 물량 자체를 투자자들이 소화하기 버거워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채권이 쏟아지면 투자자는 이미 보유한 채권에 발이 묶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채 금리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연방 정부의 고질적 재정 적자와 이란 전쟁의 장기화도 함께 지목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