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전쟁영웅 기린 새 美항모, 트럼프로 명칭 변경 가능성"

CNN 보도…"항모名에 현직 대통령 전례 없어"

23일(현지시간)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만 미 해군 기지에 정박한 USS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 위에 항공기들이 배치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02.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 해군이 현재 건조 중인 신형 포드급 항모 USS 도리스 밀러함의 명칭을 변경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0일(현지시간) CNN이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리스 밀러함은 제2차 세계대전 진주만 공습 당시의 흑인 전쟁 영웅 도리스 밀러의 이름을 딴 것으로, 트럼프 1기 당시 해군에서 이 명명을 발표했었다.

소식통들은 도리스 밀러함의 개명 작업이 올해 초부터 진행돼 왔다고 전했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헝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과 참모진은 함정의 명명 방식에 관한 공식 지침을 개정하고, 대통령을 포함해 누구의 이름을 딸 수 있는지를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현재 미국의 현역 항모 중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 USS 조지 H. W. 부시함, USS 로널드 레이건함, USS 조지 워싱턴함 등 다수가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름을 따 왔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항모에 붙이는 것은 전례 없는 조치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해군은 다른 군함에 밀러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군인에게 주는 무공 최고 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 수여 대상으로 밀러를 추천하고 있다. 훈장의 최종 승인 권한은 의회에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도 필요하다.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해군은 내부적으로 도리스 밀러함을 선체 번호인 CVN-81로만 부르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도리스 밀러함은 조선사 사정으로 2034년에야 인도될 예정이지만, 올해 열릴 용골 거치 기념식 전까지는 이름을 확정해야 한다. 이 기념식은 함정 건조의 중요한 단계를 알리는 행사다.

도리스 밀러함은 사병 출신 수병을 기린 최초의 항모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름을 딴 최초의 항모이기도 하다.

밀러는 텍사스주 웨이코 출신으로 1939년 미 해군에 입대했다. 진주만 공습 당시에는 3등 취사병이었다. 함대에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그는 다친 지휘관을 도운 뒤 대공포로 일본 전투기를 향해 사격을 개시하고 동료들의 대피를 도왔다.

1942년 체스터 니미츠 제독은 밀러에게 해군십자훈장을 수여했다. 이듬해 밀러는 마킨 전투에서 자신이 탄 배가 일본 잠수함 어뢰에 피격되면서 전사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2025년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이자 해군 참전용사인 하비 밀크를 기리는 의미로 이름을 따 온 존 루이스급 급유함 USNS 하비 밀크함의 이름을 바꾸도록 지시했다. 함정 취역 이후 이름이 바뀌는 것은 이례적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