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끝…美국채 금리, 베센트 개입 전보다 더 뛰었다

바이백 2배 확대에 급락했던 장기금리 되돌림…30년물 5.25% 육박
"구조적 문제 해결 못해"…40조달러 국가부채·AI 회사채 발행 부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 장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바이백(조기상환) 확대에 나섰지만 하루 만에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재무부의 개입 발표 직전 수준을 넘어 4.7%대로 다시 올라섰다.

20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4bp(1bp=0.01%포인트) 넘게 오른 4.702%를 기록했다. 이는 재무부가 전날 오전 8시30분 바이백 확대를 발표하기 직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에서 주된 대상이 된 30년물 금리도 5bp 넘게 상승한 5.248%를 나타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단기 금리 전망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bp 미만 오른 4.185%에 머물렀다.

바이백 2배 확대 효과 하루 만에 되돌림

미 재무부는 전날 장기 국채에 대한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확대된 바이백은 다음 달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발표 직후 장기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30년물 금리는 바이백 발표 이후 약 10bp 떨어졌다.

하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시장이 바이백 확대와 함께 미 국채시장이 안고 있는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를 다시 소화하면서 국채 매도세가 재개됐고 금리는 전날 하락분을 모두 되돌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바이백 규모가 앞서 발표한 종목당 4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추가로 밝혔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아 크룩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재무부의 개입이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드러낼 뿐 이를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조치가 장기물 금리를 일부 끌어내렸지만 보다 지속적인 영향은 오히려 위험 프리미엄 상승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무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기존의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regular and predictable)' 국채 관리 원칙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추가 수익률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부채 40조달러·AI 회사채 발행도 금리 압박

장기 국채금리에는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와 회사채 공급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부는 바이백 확대를 발표한 같은 날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면서 미 국채와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CNBC는 이 같은 요인들이 투자자가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인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전망도 소화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진전이 더 나타나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발표된 물가지표에서는 월간 가격 상승세가 완만하게 나타났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 지수도 202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국채금리 상승 압력을 더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