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속 구조 통화'…팔레스타인 5살 라자브 사망 사건 '형사 수사'
이스라엘, 민간인 사망 2건 '자체수사' 결정…구호단체 피살 사건은 무혐의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 사건에 대해 자체 수사를 개시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2024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5세 소녀 힌드 라자브 사건에 대해 자국 사실조사·평가기구(FFAM)의 조사에 따라 형사 수사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라자브 사건은 지난 2024년 1월 가자시티를 탈출하려던 일가족의 차량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라자브는 수 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휴대전화로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구조를 요청했다. 동승했던 라자브의 이모, 삼촌, 사촌 3명은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라자브의 시신은 12일 후 친척들과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출동했던 적신월사 구급대원 2명의 시신과 함께 수습됐다.
라자브 가족의 참변은 국제적인 공분을 샀다. 라자브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영화 '힌드의 목소리'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자브 사건에 대한 검토 결과, 병사들이 "사전 공지와 다르게 이동하며 접근해 오던 차량을 향해 사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차량 탑승자 중 5명이 사망했고, 힌드 라자브와 사촌 리얀 함마다 2명이 살아남았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 요청 전화 이후 사상자 이송을 위해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급차의 이동이 조율됐었다면서도 "제기된 주장에 따르면 구급차가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구급차를 향해 포탄이 발사됐고, 이로 인해 탑승해 있던 구급대원 2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힌드 라자브 사건 등 가자지구 내 주요 사건 5건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가자지구 남부에서 의료진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15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형사 수사에 착수한다고 전했다.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과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 구호 활동가가 사망한 사건들에 대해선 형사 수사를 개시할 만한 "범죄 행위의 합리적 의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10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여러 전선에 걸쳐 집중적인 전투를 수행해 왔으며, 복잡한 작전 현실 속에서 다양한 군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전투 중 발생한 예외적 사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인권단체들은 팔레스타인인 사망과 관련해 이스라엘 군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범죄 비위 수사가 유죄 판결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한다.
인권단체 '예슈 딘' 대변인은 "범죄를 저지른 군인과 지휘관에 대한 고발 건수에 비해 기소되는 사례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지휘관이나 군인이 유죄 판결을 받는 드문 경우에도 범죄의 중대성에 비해 터무니없이 가벼운 형량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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