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출구 안 보이자…트럼프, 중재국 오만에 "폭격할 수도"
추가 협상 무산·호르무즈 봉쇄 장기화에 불만 표출
"호르무즈해협을 美영토로 선언" 재차 거론하기도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란의 휴전 합의에 따른 추가 협상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간 양국 간 협상을 중재해 온 오만을 향해 폭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만이 이란과의 협상을 방해할 경우 "가차 없이 폭격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오만은 미국의 우방이면서 오랫동안 이란과의 비공식 협상 창구 역할을 해온 국가다. 최근에도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한시적으로 다시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만이 "제대로 행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듭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만을 위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오만이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다른 나라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폭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이란과의 전쟁을 끝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선제공격하면서 시작한 전쟁은 이달 말이면 만 6개월을 채운다. 미 행정부는 당초 이란 전쟁이 4~6주 안에 끝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미국이 이란 내 수천 곳을 공격하고 군사력을 크게 약화한 뒤에도 전쟁을 끝낼 정치적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미·이란 양측은 4월 초 휴전에 동의한 데 이어 6월 중순엔 역내 휴전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한때 종전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주장이 계속되면서 합의는 빠르게 흔들렸다.
특히 7월 들어 이란 측이 자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한 선박들을 연이어 공격하고, 이에 미국의 대이란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현재는 양측 모두 해당 MOU가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MOU에 따른 60일간의 추가 협상 시한도 이날을 기해 종료됐다.
특히 미·이란 합의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이란은 올 2월 전쟁 발발과 함께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를 책임지던 호르무즈해협에서 각국 선박들의 통항을 제한하는 등 '봉쇄'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번 주 이란에 대한 대규모 추가 제재를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MOU 이후 이란 핵 문제 등에 관한 후속 협상보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초점을 맞추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은 다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하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그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6월보다 진전됐느냐'는 취지의 물음에 즉답 대신 "이란은 합의를 원하지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미군)가 거기(중동)에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투입된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식량 부족 등 열악한 근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선 "가짜뉴스"라며 일축했다.
지난 14일 뉴욕주 가든시티에서 진행된 한 행사에서 집회에서 "이란을 물리친 뒤 곧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호르무즈해협을 "우리가 봉쇄를 통해 통제하고 있다"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맞서 군사력을 동원해 대이란 해상봉쇄에 나선 미국은 이 같은 조치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네이트 스완슨 이란전략프로젝트 연구원에겐 트럼프 대통령에겐 이란에 대해 군사작전을 확대하거나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거나, 다시 협상에 나서는 것 외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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