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억지력·동맹신뢰 훼손"…美공화당서도 한미훈련 축소 성토
전문가들 "김정은 미국의 친구 아냐…北, 핵무기 포기 않을 것"
민주당 "중·러 지켜보고 있어"…공화 상원 틸리스 "北의 푸틴 지원 도와줘"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미국 외교안보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는 하반기 연례 한미연합훈련 시작일(17일)인 16일 오후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올리고 국방부에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핵심 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자신의 재임 중 미국을 위협하지 않은 북한을 상대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는 건 "적대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고까지 말하며 북한에 유화적인 입장을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 말미에 "다소 관련성은 떨어지지만,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더니 '사양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해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함께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거듭 김 총비서와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란 전쟁 관련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이 이를 사양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도 언급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 대통령에게 "우리는 3만 9000명의 병력을 한국에 주둔시켜 이웃 김정은으로부터 당신들을 지키고 있는데, 이란에서의 아주 간단한 군사 작전에 협조하지 않는 건 이상하다.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 나라들을 우리가 일일이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주한미군은 실제로는 2만 8500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인 2018년 김 총비서와 회담 뒤에도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여러 전문가는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함으로써 핵심 동맹국·파트너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인 마크 몽고메리 예비역 해군 소장은 "한미연합훈련의 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건 연합군의 준비태세를 약화시키고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조치"라며 "미국에 실질적인 이득도 없다"고 평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악당'(bad guys) 진영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무역 파트너인 한국과 일본을 매일 위협하고 있다"며 "김정은은 미국의 친구가 아니며, 김정은과는 이성적인 협상이 불가능하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소볼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란에 온통 신경을 쓰고 있으며,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미국의 파트너·동맹국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게 분명하다"며 "한국도 대상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소볼릭 연구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군 철수를 시도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불신뿐만 아니라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가치 자체에 대한 불신을 굳혔다"고 평했다.
댄 블루멘탈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한국과의 훈련을 축소한다고 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 조치의 목적이 그게 아니더라도, 이는 분명히 양보처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대북 억지력과 한미동맹을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을 얼마나 쉽게 버리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다음에 우리를 시험할 때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크 켈리 상원 민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리가 동맹국인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건 미국이 한국군과 협력해 훈련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합동훈련 축소는 근시안적이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공화당에서조차 비판이 터져나온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훈련 축소는 북한군 수천 명이 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시민 납치·고문·강간·살인 등 조직적인 범죄 행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여유 병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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