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장악' 연일 외치지만…"통항 90% 급감·연일 피격"
12일 호르무즈 통과 선박 14척…전쟁 전 일평균 120척
전쟁 이후 호르무즈 선박 피해 신고 54건…'전손'도 3건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장악했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본격 재개될 가능성 속에서 선박들이 여전히 해협 통항을 꺼리는 등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고 지적한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2일) 기자들에게 "그들(이란)은 통제권이 없다. 우리가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 언젠가 그들이 뭔가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날아가 버릴 것"이라며 "현재 우리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를 모두 제거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이 내건 조건을 미국이 충족하기 전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12일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에 그쳤는데, 전쟁 전 일평균 약 120척이 통과했던 것과 대비된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장은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미국이 보장할 수 있다는 데 확신을 가진 상선 해운사와 선박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근거 없는 우려는 아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아부다비석유회사(ADNOC)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회사 소속 선박 최소 4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러한 공격은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져 통항 기피를 한층 부추기고 있다.
영국해양무역작전기구(UKMTO)는 최근 발표한 권고문에서 이란이 직접 공격 외에도 드론을 상공에 띄워 상선에 대한 표적 감시를 하는 방식으로 선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UKMTO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접수된 선박 피해 신고가 54건이다. 이중 선박 전손은 3건, 아슬아슬하게 피해를 면한 근접 사건은 13건으로 집계됐다.
예비역 공군 대령 세드릭 레이턴은 "미군의 근접 배치와 봉쇄 작전, 기뢰 사용과 소형 선박을 이용한 위협 능력·의지를 지닌 이란의 존재로 인해 양측 모두 해협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슈스터 전 센터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한 이란이 지리적 근접성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으며, 해상 교역 차질이 정치·전략적 이득으로 작용하면서 심리적·정치적 우위도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후 전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해법을 찾거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비롯한 생활비 상승으로 유권자 지지율이 하락세를 탄 상황도 맞물려 있다.
슈스터 전 센터장은 새로 구성될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유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도록 압박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이 또한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시간을 벌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 고위 자문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전쟁을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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