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4억 내면 트럼프 SNS 먼저 준다…'유료 속보' 결국 소송전

트럼프·밴스 등 10개 계정 게시물 남들보다 빨리 제공…월가 '고속매매' 겨냥
언론단체 "공식발표 접근권 돈 받고 팔아" 제소…트럼프 지분가치 9.5억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제네바 스파이어 아카데미에서 열린 청소년 스포츠 대회 '2026 패트리엇 게임스' 결승전에 참석해 춤을 추고 있다. 2026.08.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장 영향력이 큰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받아보는 대가로 월 최대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받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트럼프가 최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MTG)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의 게시물을 금융시장용 실시간 데이터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언론사 인터셉트와 비영리단체 언론자유재단은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 등을 상대로 '트루스 API' 서비스와 관련한 소송을 제기했다.

트루스 API는 TMTG가 이달 1일 출시한 유료 정보 서비스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주목도가 높은 트루스소셜 계정 10개의 게시물을 일반 이용자보다 빠르고 컴퓨터가 곧바로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구독료는 월 6만~10만달러로 연간 최대 120만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10곳 넘는 고객이 가입했으며 대부분 고빈도매매(HFT) 업체다.

TMTG의 케빈 맥건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실적발표에서 트루스 API를 이용하면 다른 이용자보다 뉴스를 "아주 조금 더 빠르게(fractionally faster)"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중동정책 한마디에 시장 출렁…월가 '속도전' 겨냥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중동 분쟁 등 주식·원유·외환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정책을 트루스소셜을 통해 수시로 발표해왔다.

API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하는 인터페이스다. 알고리즘 매매업체들은 이미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자동 수집하고 있지만 트루스 API를 이용하면 공개된 정보를 더 빠르게 기계가 즉시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받아 거래에 반영할 수 있다.

TMTG는 영업 과정에서 다른 거래업체들도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월가의 경쟁심리를 자극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료 피드에는 트럼프뿐 아니라 JD 밴스 부통령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백악관 공식 계정 등도 포함됐다고 소장에는 적시됐다.

소송을 제기한 두 단체는 문제의 핵심이 단순히 SNS 게시물을 빨리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2기 취임 이후 작성한 약 9000~1만1000건의 게시물과 재게시물 가운데 상당수가 별도의 백악관 공식 발표로 이어지지 않아 트루스소셜 자체가 사실상 정부 정보의 최초 발표 창구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에 원고 측은 유료 서비스가 운영되는 동안 백악관이 공식 정부 발표를 트루스소셜에 독점적으로 게시하지 못하도록 법원이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 정부정보로 돈 번다"…TMTG "공개정보일 뿐"

원고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루스 API를 "심각하게 부패한" 서비스라고 주장했다.

특히 모든 사람이 대통령의 공식 발표에 동등하게 접근할 권리가 있는데 일부 민간 구독자에게 돈을 받고 더 빠른 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TMTG 최대주주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J. 트럼프 취소가능신탁을 통해 지분 41.3%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가치는 약 9억5000만달러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신탁을 관리하고 TMTG 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과 애덤 시프 상원의원은 트루스 API가 금융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월가와 부유한 투자자, 트럼프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조사를 요구했다.

TMTG는 반발했다. 회사 측은 수많은 플랫폼과 언론사들이 이미 트럼프의 발언을 구독형 피드 등을 통해 전달한다며 "좌파 활동가들이 법원을 부당하게 이용해 트럼프를 검열하고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트루스 API가 제공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공개된 게시물이며 비공개 정보를 특정 투자자에게 먼저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