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신 접종 줄이는 행정명령 서명…MMR 분리접종 추진

주정부가 학교 백신 결정 권한 있어 권고에 가까워
MMR 개별 백신 개발 추진 태스크포스 구성도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백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자리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오른쪽)와 보수 매체 ‘더 컨서버터’ 창립자 제이미 리 프랭클린(왼쪽)이 함께했다.2026.08.10.ⓒ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학교 백신 의무화 재검토를 촉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을 세 개의 개별 접종으로 분리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행정명령은 "각 주와 준주 정부는 학교 등록 및 출석과 같은 상황에 대한 예방접종 요건과 관련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권고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한 인터뷰에서 "백신의 효과는 믿지만 모든 백신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접종 용량을 나누거나 일부 접종 항목을 줄이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 접종 제한은 로버트 F.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의 주요 정책 목표로, 그는 백신 반대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고 예방접종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주 정부는 학생들의 학교 입학·출석 요건으로 백신 접종을 요구할 권한을 갖고 있어 이번 행정명령은 명령이라기보다는 권고에 가깝다. 행정 명령은 또 보건복지부가 민간·해외 협력으로 MMR 개별 백신 개발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의학계는 혼합 MMR 백신의 안전성이 수십 년간 입증돼 왔으며, 세 가지를 한 번에 접종하는 방식이 더 빠른 보호 효과를 제공하고 부모의 부담도 줄여준다고 강조한다. 미국소아과학회 관계자는 "개별 백신을 개발해 승인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기존 접종을 계속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서명하는 동안에도 "두 백신을 함께 접종하면 매우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MMR 백신을 분리하려는 이유에 대해 거듭 질문받았지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은 올해 초 연방 법원에서 주요 백신 변경안 시행이 보류된 후 나왔다. 주요 의학단체들은 행정부의 추진 방식이 불법적이라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시행을 중단시켰다.

의학계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장관의 주장이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이미 반박된 것으로 본다. 이번 명령은 미국이 35년 만에 최악의 홍역 유행을 겪는 상황에서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