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에 이란 자신감 충천…"전쟁 두려워하는 건 美"

NYT "트럼프식 위협 전술 통하지 않아…이란, 언제든 전쟁할 태세"
"미군 3명 사망한 요르단 기지 공격이 판도 바꿔…이란 군사력 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란에게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적 위협 철회는 이란이 우위를 점하고 있음이 사실상 확인된 신호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에서 한 발 물러서며 이란이 적극적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주장에 명분을 제공했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쪽은 이란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게 드러났다는 얘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을 앞두고 미군이 이란에 새로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라며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하루 뒤인 1일 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란이 공격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공격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번복했다.

이란은 전쟁이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며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이란의 전 외교관인 아미르 알 무사위는 주말 동안 이란 협상단 대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측을 만났다며 "이란은 전쟁 준비가 되어 있으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 무사위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전에 합의했던 종전 양해각서(MOU)로 복귀하지 않는 한 협상을 거부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에 "우리는 전쟁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큰 대결을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자 테헤란 대학교 이란학 교수인 사산 카리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엔 일정한 패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측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위협하며 상황을 압박하고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고 한다"며 "이란은 그렇게 쉽게 조종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지난달 요르단 미군기지가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거론하며 "판도를 바꾼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바에즈는 해당 공격이 이란의 미사일 보유량이 여전히 풍부하며 이란의 정보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남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2번의 임기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적 전술이 이란을 더욱 강경하게 만들었다는 교훈을 배우려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 일부 이란 강경파는 트럼프 행정부가 처한 딜레마를 비웃으며 더욱 대담해졌다.

에브라힘 레자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대변인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있다면, 우리는 중동 전역과 기반 시설을 석기 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리겠다"고 위협한 것을 조롱한 것이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