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놓치면 참수작전"…트럼프의 '최후통첩 외교'
대규모 이란공습 직전 멈추고 협상 압박 반복…"벌써 13번째 최후통첩"
"4일까지 호르무즈 열고 핵문제 논의"…이란은 "美와 대화 안 해"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또다시 "마지막 기회"를 선언했다. 이번엔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이른바 '참수 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위협까지 더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뭔가 얻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참수 작전'( decapitation strikes)에 앞서 그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모두 주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참수 작전'은 상대국 최고 지도부나 군 지휘부를 제거해 지휘 체계를 무력화하는 공격을 뜻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말 선제공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핵심 지도자들을 제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경고가 실제 군사작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뒤 공습과 휴전, 협상 시한 등을 여러 차례 제시했지만, 공격 직전 이를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방식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이란에 사실상 12차례 이상 기회를 줬다며 이번 경고를 '13번째 최후통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봄에만 2차례 이란 공격을 연기했고, 4월엔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며 폭격을 중단했다. 5월엔 걸프 국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공격을 보류했고, 6월에도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합의의 틀을 논의하는 동안 군사행동을 미뤘다.
최근에도 비슷한 흐름이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란을 상대로 "제2차 세계대전급" 대규모 공격을 준비했다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단했다고 밝혔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을 '2단계'로 나눠 압박하는 모습이다. 우선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한 뒤, 이란 핵 프로그램 해체 또는 제한 문제를 논의하겠단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그는 "해협을 이르면 내일(4일)까지 완전히 열고, 그다음 (이란의) 핵 능력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기존에 준비했던 대규모 공격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이나 내일이면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양측이 직접 협상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재 협상 상대는 미국이 아니라 오만이며, 논의 대상도 포괄적 평화협정이 아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행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최후통첩도 군사적 위협을 극대화해 협상 조건을 끌어내려는 압박 전술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그동안 반복된 시한 연장과 공격 보류로 경고의 신뢰성이 약해졌다는 점은 부담이다.
게다가 이란과 미국이 협상의 존재 자체를 놓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협상으로 이어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2단계 구상이 실제로 작동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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