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규모 공격 초읽기…이란 "걸프 동맹국 잿더미 될 것"(종합)

"사우디 왕세자, 트럼프에게 이란 공격 계획 우려 표명"
중동 각국 美 대사관, 체류 자국민에 출국 준비 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8.1. ⓒ 로이터=뉴스1

(서울·런던=뉴스1) 윤다정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추가 공격을 곧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란은 미국의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중동 내 미 동맹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르면 주말부터 수일간 작전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어느 순간 그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을 압박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강하게 타격하면 강경 정권은 결국 약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당국자들은 외교적 진전이 있을 경우 공격 계획을 중단하고 협상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승리하고 자신의 임기 동안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美, 이란 에너지 시설·핵 관련 시설 타격 검토

CBS에 따르면 이날 캠프데이비드 회의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내 발전소와 정유시설 등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정치 담당 일부 백악관 참모들은 군사 작전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3일 금융시장 개장 전까지 작전을 마무리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종료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테헤란 전역의 전력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미사일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약 2주간의 집중 공습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군 당국자들은 탄약 부족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란 중부의 '픽액스 마운틴' 시설을 잠재적 표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가 보관돼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이란 "美 공격 시 동맹국 에너지 시설 타격"

이란은 미국의 공격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와 AFP에 따르면, 1일 이란 최고안보위원회(NSC) 산하 매체 누르뉴스는 미국이 이란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유전, 카타르와 이스라엘의 가스전을 타격해 "모두 잿더미로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잇따라 통화하고 "어떠한 침략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또는 역내 국가들의 군사 행동 참여에 대해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압돌라히 이란군 중앙사령부 사령관도 국영TV를 통해 "범죄적이고 침략적인 미국의 방패 역할을 하는 국가는 전쟁의 불길에 휩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모흐베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은 엑스(X)에 "이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미국이 250년에 걸쳐 구축한 패권 체제의 구조적 균열을 촉발할 것"이라고 적었다.

중동 확전 우려…美 대사관들 자국민 출국 대비 촉구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관리를 인용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미국의 대이란 공격 계획에 우려를 표명하며 설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중동 지역 자국민들에게 출국 준비를 권고했다.

바레인·이집트·이라크·이스라엘·요르단·쿠웨이트·레바논·오만·카타르·사우디·UAE 주재 미국 대사관은 온라인 안전 경보를 통해 "현재 중동에 있는 미국 시민은 주의를 기울이고 경계를 강화해야 하며, 항공편 취소와 일시적인 영공 폐쇄, 여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요르단 주재 미국 시민에게는 최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군사기지 방문을 피할 것을 권고했고, 이스라엘 체류 미국 시민에게는 인근 대피소 위치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란 정권은 예측 불가능하다"며 "최근 경고 없이 역내 공격 범위를 확대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