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자단 만찬 참석한 트럼프, 美 언론 향해 "가짜뉴스" 재차 독설

만찬장 총격 사건 이후 3개월 만…1시간 연설서 언론·정치권 거센 비난
중동 전쟁 관련해선 "이란이 협상 준비됐다고 생각 안 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협회(WHCA) 만찬에서 '트럼프 2028' 모자를 쓴 채 발언하고 있다. 2026.07.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으로 취소됐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행사에 3개월 만에 참석해 미국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로이터·AFP통신,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WHCA 만찬에 참석해 1시간 넘게 연설했다.

지난 4월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행사가 당시 호텔 만찬장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으로 취소된 뒤 3개월 만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를 비판하는 보도에 대한 시상식을 언급하며 "이 모든 상 때문에 쉬운 밤이 아니었다"고 농담조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 언론, 민주당 정치인을 향해 모욕과 공격적 발언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그는 참가자들을 향해 "지금까지 한자리에 모인 '트럼프 착란 증후군' 환자 중 가장 큰 집단"이라고 부르며, 일부 언론은 "가짜 뉴스"라고 공격했다.

그는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 케이틀런 콜린스를 향해 "전혀 웃지 않는다"며 "당신은 CNN 가짜 뉴스에 종사하고 있다. 행복한 사람이 돼야 한다. 그냥 웃으라"고 공격하는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시 도시 기자를 지목하며 "수년 동안 나를 깎아내려 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를 공격할 때 즐겨 쓰던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미국 민주당에 대한 공격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을 '포카혼타스'라고 부르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뉴스컴'이라고 부르는 등 비난을 이어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향해선 "팔레스타인인이 됐다"며 "내일 슈머 의원에게 아름다운 팔레스타인 의상을 보내 다음 주 비비 네타냐후 총리가 올 때 그를 맞이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미국 헌법상 금지된 3선 출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트럼프 2028' 모자를 들고 "어느 정도 단독 보도에 해당하는 내용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미국 대통령으로서 4번째 임기에 출마할 의도가 있음을 알린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문을 작성한 보좌진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자신의 농담에 청중들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솔직히 꽤 괜찮았다. 저 빌어먹을 멍청한 연설문에서 내가 좋다고 생각한 건 그것뿐이었다"고 말했다.

NYT는 "화기애애한 순간들은 찰나에 불과했고, 어떤 면에서는 그가 평소처럼 욕설을 퍼붓던 순간들보다 더 기묘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며 기자들에게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내가 떠나면 모두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자신을 "불공정하게" 대했기 때문에 과거에는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다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2026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 도중 자신의 '트럼프 2028' 모자를 던지고 있다. 2026.07.24. ⓒ AFP=뉴스1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상황과 관련해 "모든 것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 가짜 뉴스를 믿지 말라"고 발언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했다"며 이란은 더 이상 해군과 공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달리, 그들에게 남은 드론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란이 "협상을 매우 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들이 준비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때가 이르다고 생각하지만, 들을 용의는 있다"고 덧붙였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