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우디, 원자력 협정 체결…핵 비확산 논란 전망(종합)
에너지부 "수십년간 수십억달러 협력 토대"
WSJ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 가능"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미 정부는 이번 협정에 핵 비확산을 위한 안전장치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으나, 벌써부터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 가능성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양국 간 원자력 협력 협정과 별도의 양자 안전조치 협정에 서명했다.
에너지부는 성명에서 "두 협정은 핵 비확산을 비롯한 주요 경제·전략적 목표를 진전시킬 수십 년간 수십억달러 규모 협력의 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미 기업이 사우디의 민간 원자력 산업에 기술·장비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에너지부는 이를 통해 "미국산 원자력 기술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협정은 미 의회에 제출돼 심사받게 된다. AFP통신은 현재 집권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단 점에서 "이번 협정을 저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협정엔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와 미신고 시설 불시 사찰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의정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의회 심사 과정에서 논쟁의 소지가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협정에 "미국 기업이 사우디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민주·공화 양당 의원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그간 사우디가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핵무기 개발에 전용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반면 사우디는 이란과 마찬가지로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을 추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작년엔 핵보유국인 파키스탄과 상호방위 협정도 맺었다.
미 에너지부는 이번 협정 체결 소식을 전하면서도 재처리 문제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사우디와의 원자력 협정을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 및 미·사우디 방위 협정과 연계해 추진해 왔다. 그러다 올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의 여파로 역내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관련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졌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핵확산 위험으로 이어지는 협정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2009년엔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원자력 협정을 체결했다. UAE는 현재 아랍권 유일의 원자력발전소 바라카 원전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라늄을 자체 농축하진 않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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