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일 이란 치는데 이스라엘 잠잠…"확전 파국 막으려 말려"

"美, 이스라엘에 군사적 개입 말라 요구…전쟁 통제력 상실 우려"
걸프국도 피해확대 우려해 美에 요청…이스라엘, 이란 협상서 '지렛대'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날 TV 연설에 나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6.2.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2주 이상 이어지며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당초 미국과 함께 참전했던 이스라엘은 한발 물러서 관망하고 있다. 불완전한 휴전 협상을 경계하며 추가 군사작전을 외치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이를 두고 미국과 아랍 국가들이 더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참여를 바라지 않고 있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까지 공격에 나설 경우 전쟁이 격화될 뿐 아니라 외교적 해법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당분간 전투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날까지 11일째 이란을 공습하고는 있지만, 이스라엘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변수는 배제하겠다는 계산이다.

2월 말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을 시작할 당시에도 미국 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스라엘의 설득 작전이 주효했다. 이스라엘은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휴전 협상에 나서자 공개 불만을 쏟아낼 정도로 이번 전쟁을 지속하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현재 이스라엘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전쟁을 통제할 수 없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확전 성향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이란에서 전투를 끝내려는 자신의 노력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불평해 왔으며 참모들에게는 네타냐후 총리가 모두를 폭격하고 싶어 하며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시아만 연안의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미국을 설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개입할 경우 이란의 반격 수위가 높아질 수 있고, 걸프국 에너지 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이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쟁이 격화되고 에너지 수출이 더욱 어려워져 전쟁에 참전해야 할 경우 이스라엘과 손을 잡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아랍 국가들에는 부담이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안드레아스 크리그 교수는 "현재로서는 상당히 제한적인 수준의 긴장 고조이며, 모든 당사자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여기에 이스라엘까지 끌어들이면 상황이 정말 엉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 도심의 건물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미국 싱크탱크 뉴라인스연구소의 엘리자베스 추르코프 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며 "현재의 기본 논리는 확전하지 않는 것인데, 통제하기 어려운 행위자가 끼어들면 상황 통제력을 잃게 된다" 말했다.

이란도 미국의 공습에 주변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며 대응하고는 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면서 이스라엘 개입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지 못하고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이스라엘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것이 그러한 요인 중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홍해를 통한 우회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후티 반군으로 인해 홍해까지 막힐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망은 더 큰 충격을 받게 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안보포럼의 에레즈 위너 의장은 이스라엘의 공격 위협은 미국이 이란과의 합의를 복원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핵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당장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개입 가능성까지 닫지는 않았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날 이란 관련 안보 협의에서 "이번 작전에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이란 정권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약화시키는 것으로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이란을 경제적으로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굳이 끼어들 이유는 없지만 어떤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