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부터 방산 핵심소재 예외 승인 사실상 중단…中 퇴출 가속(종합)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美 또는 동맹국서 조달" 명시
원자재까지 공급망 추적…나바로 "전쟁 대비하는 일"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로고. ⓒ 로이터=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중국 등 적대국산 방위산업 핵심 소재 사용에 대한 예외 승인을 2027년부터 사실상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법률을 통해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산 특정 방산 소재 사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원자재 수준의 공급망 추적과 계약 해지 가능성까지 명시하며 집행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의 방산 공급망 확보 및 핵심 소재의 국내 조달 보장'이라는 행정명령을 공개했다.

행정명령은 "미국의 정책은 군이 배치하는 완성 장비뿐 아니라, 해당 장비를 제조·유지·수리하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와 부품 역시 미국 내 또는 동맹국으로부터 조달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특히 행정명령은 2027년 1월 1일부터 국방부와 각 군이 미 연방법전 제10편 제4872조에 따른 예외 승인 발급을 원칙적으로 중단하도록 했다.

다만 업체가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입증하고, 금지된 공급업체를 공급망에서 제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이행 일정을 제출해 승인받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예외가 허용된다.

미 연방법전 제10편 제4872조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에서 생산된 특정 특수금속과 핵심 소재의 미군 조달을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방산업체들은 중국산 소재가 가장 저렴하거나 공급이 용이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예외 승인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대체 공급원 탐색과 원산지 증빙, 공급망 전환 계획 등을 제출해야 한다.

행정명령은 원청업체와 하청업체를 포함한 모든 단계의 공급망을 원자재 수준까지 추적하는 규정 마련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방산업체들은 지정된 무기 체계에 사용되는 광물과 부품, 소프트웨어 등의 원산지를 확인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주요 계약업체를 넘어 하위 협력업체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행정명령은 또한 공급업체의 외국 소유 여부와 재무 건전성, 제조·공급 위험 등을 평가하고, '신뢰할 수 없는 해외 공급업체'로 판단될 경우 이를 교체하도록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가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승인된 공급망 전환 계획을 고의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방부는 계약 중단 또는 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필요시 법무부에 수사 및 기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국방부가 록히드마틴과 보잉 등 주요 방산업체들에 무기 생산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미사일과 항공기, 첨단 무기 체계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과 가공 소재 상당수가 여전히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행정명령 발표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더 이상 '우리는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않았고, 이제 선택지가 없다'는 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서류 작업이 아니다. 이것은 전장에 대비하는 일"이라며 "국방부는 분쟁이 시작되기 전에 미사일 체계나 기타 군사 플랫폼이 외국의 통제를 받는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해 온 방산 공급망 재편 정책의 연장선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들어 미국 내 핵심광물 생산 확대와 해외 전략광물 투자, 방산 조달 개혁 등을 잇달아 추진해 왔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