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없다"던 트럼프, 이란서 '영원한 전쟁' 다시 빠질 위험
NYT "목표달성은커녕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난제 만들어"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미국을 또 다른 "영원한 전쟁"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로 닷새 연속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했다. 이란도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보복 공격을 하며 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전쟁을 끝내겠다며 '영원한 전쟁'엔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영원한 전쟁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전세계를 무대로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미국은 9·11 테러로 인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지상군을 투입하며 장기간의 군사 개입에 휘말렸다. 분쟁은 막대한 비용과 인명 손실 끝에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거나 패배로 귀결됐다.
1991년 걸프전의 경우 단기간에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가 사담 후세인 군대를 쿠웨이트에서 축출하는 데에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로렌스 D. 프리드먼 런던 킹스 칼리지 전쟁학 명예교수는 지난해 '영원한 전쟁의 시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강력한 지도자들은 단기전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며 "그들은 빨리 승리하고 불리한 결과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또한 "그들은 군사력의 한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설령 달성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인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서 영원한 전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4달이 넘도록 그간 공언했던 이란 정권 교체나 핵 프로그램 종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새로운 난제를 만들어냈다.
외교적 협상이 교착에 빠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종전 양해각서(MOU)를 파기하고 다시 전쟁에 뛰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상당하다. 미국 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정치적 타격이 큰 이란 영토에 지상군 투입 없이 공군력과 해군력으로만 승부를 봐야 한다.
더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는 베트남·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과 달리 미국에 경제적 타격을 준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부추김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또 다른 영원한 전쟁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비판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이란 프로젝트 책임자인 알리 바에즈는 "양측 모두 MOU를 평화로 가는 다리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전쟁을 계속하는 수단으로 여겼다"며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할 장기적인 전략이 없다면 "영원한 전쟁의 상황"을 조성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양측이 실질적인 쟁점을 모두 미래로 미루는 최소한의 MOU조차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미 보여줬다며 "MOU를 지킬 수 없다면 간헐적 충돌과 영원한 전쟁 사이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장벽마저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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