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보다 더 빠르고 잘했다"…미 항공분야 선구자 월리 펑크 별세

머큐리 13 최연소 훈련생…82세 최고령 여성 우주비행사
수많은 '최초' 기록 세우며 항공 분야 개척

2021년 7월 20일 미국 텍사스주 밴 혼 인근에서 진행된 블루 오리진의 첫 우주 비행 기자회견에서의 월리 펑크의 모습.<자료사진>ⓒ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항공 분야의 선구자이자 초기 여성 우주비행사였던 월리 펑크가 87세로 별세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8일 저녁 텍사스 그레이프바인 시의 자택에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펑크는 1961년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머큐리 13’ 프로그램에 참여해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머큐리 13은 민간 연구자들이 총 13명의 여성 조종사를 상대로 실제 NASA 머큐리 계획의 남성 우주비행사들과 같은 신체·심리 테스트를 실시한 것이었다. 당시 그는 최연소 여성 훈련생(당시 22세)으로, “남성들보다 더 빠르고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실제 우주비행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1939년생인 펑크는 어린 시절부터 비행에 매료돼 16세에 비행을 시작했고, 17세에 조종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미연방항공국(FAA) 최초 여성 비행 검사관, 미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 최초 여성 조사관 등 수많은 ‘최초’ 기록을 세우며 항공 분야에서 길을 개척했다. 그는 1만9600시간 이상 비행 경험을 쌓았고 3000명 이상에게 비행을 가르쳤다.

펑크는 “여자라서 안 된다”는 편견에 맞서며 평생 꿈꿔온 우주비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2021년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이조스 초청으로 뉴 셰퍼드 우주선에 탑승해 82세의 나이로 최고령 여성 우주비행사가 됐다. 그는 잠시 무중력을 경험하며 “매 순간이 즐거웠다. 더 오래 머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레이프바인 시는 “펑크는 세대를 넘어 항공과 우주 탐험의 장벽을 깨뜨린 인물”이라며 그의 업적을 기렸고, 블루 오리진 역시 “진정한 개척자”라며 추모했다. 블루오리진은 "그는 20대에 미군 기지에서 최초의 여성 민간인 비행 교관이 되었다. 머큐리 13인 중 최연소였으며, 거의 모든 시험을 훌륭히 통과했고, 결국 13명 중 유일하게 우주에 도달한 인물이 되었다"면서 "60년에 걸친 그녀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