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가 중동 리스크 눌렀다…나스닥 1.3%↑[뉴욕마감]

유가 하락에 마이크론·메타 등 AI주 강세…필라 칩지수 3%↑
블룸버그 "지정학보다 실적 시즌 주목"…AI 투자 지속 여부가 관건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이틀째 공습을 주고받았지만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협상 재개 기대에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AI 실적과 기업들의 투자 지속 여부로 다시 이동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0% 오른 2만6206.89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81% 상승한 7543.6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39.02포인트(0.27%) 오른 5만2487.41로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3.06% 올라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마이크론은 2035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2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뒤 4.5% 급등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3.2%, 샌디스크는 7.6% 뛰었다.

메타도 자체 AI 칩을 오는 9월부터 생산할 계획이라는 로이터 보도에 힘입어 상승했다.

"시장은 지정학보다 AI 실적에 집중"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미국과 이란의 공습을 "관리 가능한 긴장(escalation under control)"으로 받아들이며 지정학적 악재보다 곧 시작되는 2분기 실적 시즌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블룸버그에 "시장은 이번 충돌을 경제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의 긴장 고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밀러타박의 맷 말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정학보다 실적 시즌에 훨씬 더 쏠려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AI 투자 열기가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날 반도체주 반등은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AI 반도체 업종이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우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수익성 논란으로 흔들렸지만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7배 이상 초과청약을 기록하는 등 투자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전했다.

"실적이 AI 랠리 지속 여부 결정"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 방향은 결국 기업 실적이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새글림벤은 블룸버그에 "기업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AI 중심의 이익 증가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 부크빈더도 "올해 하반기에도 AI는 시장의 핵심 투자 테마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제는 누가 AI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느냐보다 누가 투자 성과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동 변수는 여전히 부담이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는 로이터에 "현재도 AI 강세장은 유효하지만, 유가와 금리가 안정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중동 긴장 재고조는 그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을 통한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2% 하락했고, 이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