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안티파 대응 회의'에 60여개국 초청…"우릴 왜?" 당혹
WP 보도…"갑자기 초청받은 국가들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황당"
개념도 모호한 안티파…"민주당 집권 시 나쁜 선례 된다" 우려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극좌 성향의 '안티파'(Antifa·반파시스트) 활동 대응을 위한 회의에 60여개국을 초청했으나, 일부 국가들은 거부 반응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관련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초국적 극좌 테러리즘의 재부상'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60여 개국 고위 장관들을 오는 16일에 열리는 회의에 초청했다.
회의의 목적은 안티파를 중심으로 한 좌파 성향 폭력 조직이 국제적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각국의 정보 공유와 법 집행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WP가 입수한 초청자 명단에는 유럽 국가 대부분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포함됐다.
그러나 일부 외국 정부 관계자들은 루비오 장관의 초청 목적이 모호하고 통보 시기가 너무 촉박하다는 점을 들어 실망감을 표했다. 이 관계자들은 초청장이 지난주에 발송됐으며 참석 여부를 10일까지 회신해야 한다고 전했다.
여러 관계자는 바쁜 외교 일정을 이유로 자국의 외무장관이나 내무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일부 관계자는 왜 자국이 초청받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유럽 외교관은 "우리나라에는 안티파가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외교관은 "우리가 그런 행사에 참석할 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외교관은 "우리 법 집행 당국은 좌파 테러에 주목해 오지 않았다"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우선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발생한 우파 논객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안티파를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이후 국무부는 지난해 11월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의 4개 안티파 단체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안티파에 대한 강경 대응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테러 정책을 총괄하는 세바스찬 고르카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주도하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 5월에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안티파와 좌파 테러리즘을 주제로 회의를 개최했고, 6월 초에는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극좌 정치 테러리스트가 위협이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WP는 이 행사들이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근무한 한 전직 관리는 "유럽인들은 좌익 테러보다 우익 테러를 훨씬 더 우려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네덜란드 정부는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라는 의회 결의안을 기각했다. 독일 내무부도 지난해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안티파 오스트'의 위협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티파는 중앙 조직이나 지도부 없이 느슨한 네트워크 성격을 띠고 있어 그 개념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브루스 호프만 대테러 담당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위협을 식별할 때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만약 내가 우선순위를 나열해야 한다면, 좌파 테러리스트들은 내 상위 3위 안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민주당이 집권하면 현 행정부가 안티파를 겨냥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보수 진영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대선 잠룡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집권할 경우 보수 세력을 공격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gw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