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난 봄 유럽 주둔 미군 병력 3분의 1로 감축 검토"

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동맹 균열' 심화…추가 감축 여부엔 '두고 보자' 즉답 회피
독일·이탈리아 정상과도 설전…'충성심'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2026.07.06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봄 유럽 주둔 미군을 3분의 1가량 줄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고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이 동참을 거부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의에서 직접 이 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이 나온 직후 미 국방부는 실제로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던 대규모 병력의 순환 배치를 돌연 취소하고 일부 인력의 철수를 명령했다.

당초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3분의 1 감축에 상응하는 대규모 감축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행정부 내 조율을 거쳐 '6개월간 유럽 주둔 미군 태세 재검토'로 수위를 조절했다.

이런 갈등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회의 참석차 튀르키예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주둔 미군 추가 감축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글쎄,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6월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나고 있다. 2026.06.24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의 참석도 마지못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회의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참석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단순히 방위비 분담 문제를 넘어 '충성심'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그들(동맹)의 충성심을 원할 뿐이다. 우리는 그들의 돈이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필요할 때 그들은 곁에 없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는 특정 동맹국 정상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비판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독일에 주둔하던 미군 5000명 철수 결정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한때 우호적 관계였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는 사진 촬영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이다 "접근금지 명령이 필요하다"는 조롱 섞인 글을 올리며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백악관 방문 당시 유럽의 국방비 지출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덕분에 1조 달러 이상 늘었다는 의미로 '트럼프의 1조'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그의 공으로 돌렸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유로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하며 동맹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서양 동맹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유권 주장도 굽히지 않고 있으며, 미군의 유럽 주둔 규모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스티븐 워트하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CNN에 "동맹국들은 워싱턴으로부터 (유럽에서) 무엇이 남고, 무엇이 떠나며, 그 시기는 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의 분명한 입장 정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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