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로건, 반칙도 아니었다"…FIFA 회장과 통화 내용 공개

"재검토 요청했을 뿐…결정과는 아무 관계 없어"
오는 7일 벨기에와 16강전 출전 예상…UEFA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새긴 내년 월드컵 공인구를 선물 받고 있다. 2025.03.08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Folarin Balogun) 선수에게 내려진 레드카드(퇴장) 판정과 관련,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건 사실을 인정하며 "반칙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계좌' 출범 행사에서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과 통화한 내용을 말해 줄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 나는 재검토를 요청했다"며 FIFA 측에 레드카드 판정 재심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해당 장면에 대해 "그것은 반칙이 아니었다"며 "전속력으로 달리던 두 사람이 우연히 서로 부딪힌 상황이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은 레드카드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나는 레드카드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나중에 '당신네 최고 선수는 다음 경기에 못 뛴다'라고 해서 엄청 끔찍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FIFA 결정에 직접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결정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며 "내가 한 일은 이것이 재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그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다"며 "나는 그것이 위원회가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그들은 올바른 결정을 했다"며 "경기장에 최고의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최고의 선수들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발로건이 상대 선수와 경합하던 중 상대 선수 발목 부근을 밟아 VAR 판독 끝에 레드카드를 받은 데서 비롯됐다.

FIFA는 당초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이후 징계를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발로건은 7일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옳은 일을 하고 엄청난 불의를 바로잡아 준 FIFA에 감사하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발로건의 퇴장 조치를 취소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FIFA에 징계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번 사태에 대한 성명을 내고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UEFA는 성명에서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할 수 없는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규칙을 수호해야 할 기관이 더 이상 규칙의 확실성을 보장하지 못하면 경기의 온전함이 위태로워지고 대회의 신뢰성이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징계를 재검토해달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16강 전을 앞둔 벨기에 축구협회는 FIFA의 결정에 대해 "충격적"이라고 반응했다.

폴라린 발로건 2026 월드컵 미국 국가대표팀 공격수 ⓒ AFP=뉴스1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