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전업자녀 늘었다"…고물가에 20대 이하 절반 '캥거루족'

"부모님과 사는 30세 미만 2019년보다 12%P 늘어"
"부모님에 얹혀 사는 건 실패 상징이었으나 시대 변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전경. 2026.6.30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높은 주택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30세 미만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이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독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사는 건 자립 실패로 통했다.

하지만 미국의 만성적으로 높은 생활비가 청년 세대의 삶에 중요한 이정표를 바꿔놓고 있다. 전국 주택 평균 가격은 40만 달러(약 6억 원)를 웃돌고, 도시 임대료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많은 대학 졸업생은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 빚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독립 대신 부모님 댁에 들어가 월세를 내고 사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세 미만 성인의 49%가 부모님과 함께 산다고 응답했다. 이는 2019년보다 12%P 늘어난 수치다.

금융서비스 회사인 스라이번트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님 댁으로 돌아온 젊은 성인의 약 55%가 경제적 필요성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33세 사만다 스토보는 연인과 헤어진 후 맨해튼의 투룸 아파트 비용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3년 전부터 마이애미에 있는 어머니 집으로 들어가 살고 있다.

스토보는 어머니 집에서 사는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숨기기는커녕 소셜미디어에 "집에서 사는 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애틀랜타 교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28세 매건 탤리도 "혼자 살 순 있지만, 월말엔 빈털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트로이트에서 부모님 집에 들어간 33세 카르멘 존슨은 월세를 내지 않고 식료품비는 가족과 나눠 부담하며 절약한 돈으로 취미 생활과 내 집 마련 자금을 모으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뜻밖의 행운"이라고 칭했다.

WSJ은 "과거 미국에서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 사는 건 실패의 상징이었다"며 "이젠 현명한 재정 관리의 방식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저서 '당신과 당신의 성인 자녀'를 출간한 로렌스 스타인버그 템플 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부모와 함께 사는 건 이 연령대의 미국인들에게 지배적인 생활 방식이 됐다"고 분석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