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애착 반사연못 훼손" 前국가대표 기소…최대 10년형

220억 공사 후 녹조 확산·페인트 박리…트럼프 "좌파 미치광이들이 파손"

한 근무자가 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링컨 기념관 리플렉팅 풀에 그물을 끌고 가고 있다. 이 지역은 다가오는 불꽃놀이를 앞두고 울타리가 쳐졌다. 2026.07.02.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전직 미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가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단장 공사를 주도한 미국 워싱턴 DC 링컨기념관 앞 반사 연못(리플렉팅 풀)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닌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배심이 오늘 피고인 데이비드 허른에 대해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죄인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직 국가대표 카누 선수인 허른(67)은 지난달 19일 리플렉팅 풀 바닥 페인트를 벗겨낸 혐의로 체포됐다. 피로 검사는 허른이 고의로 연못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피로 검사는 허른이 연못 바닥의 페인트를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뜯어내어 제거하는" 모습을 미 국립공원관리청(NPS) 직원들이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원 직원이 허른에게 행동을 멈추라고 말했다"며 "허른은 공원 직원에게 리플렉팅 풀에 너무 신경을 쓴다며, 자기 연못도 아닌데 왜 상관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른의 행위로 정부 재산에 1000달러(약 150만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국가 기념물을 훼손하는 사람은 누구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허른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리플렉팅 풀의 보수 공사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링컨 기념관에 멈춰 섰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WP)에 "손을 뻗어 이미 벗겨진 조각의 끝부분을 잡았을 뿐이다. 아무것도 훼손하지 않았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깨달았을 때는 이미 수갑이 채워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허른의 변호인단은 "미국인들은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날조된 서사에 기반해 평범한 시민을 상대로 정부 권력을 남용한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해야 한다"며 "사법 시스템은 정치적 은폐를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의 경관을 개조하겠다는 자신의 구상에 따라 바닥 표면을 "성조기 색깔"인 파란색 페인트로 칠하는 등 리플렉팅 풀에서 1400만 달러(약 220억 원) 규모의 보수 공사를 벌였다.

그러나 공사 완료 며칠 만에 리플렉팅 풀에 녹조가 번식하고 페인트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 십중팔구 바보 민주당원들"의 의도적인 기물 파손 행위라고 몰아세웠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