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워시 훌륭한데 이사회는 적대적"…쿡·파월 축출 재시동

"워시는 뛰어나지만 원하는 대로 못할 수도"
연준 이사 교체·애틀랜타 연은 인선까지 영향력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연준 본부 청사 리모델링 사업의 공사비 초과 내역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사비 증가와 금리 정책을 이유로 파월 의장을 거듭 비판하며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 AFP=뉴스1ⓒ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신뢰한다면서도 "연준 이사회가 다소 적대적"이라며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리사 쿡 연준 이사와 제롬 파월 전 의장을 여전히 축출 대상으로 삼고 해임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워시는 훌륭한 사람이고 뛰어난 전문가지만 그에게는 다소 적대적인 이사회가 있고, 잘못된 결정을 하려는 이사회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시가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결국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월 전 의장 재임 시절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던 것과 달리, 금리 결정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집단 의사결정이라는 점을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워시 의장 개인보다 연준 이사회 구성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외부 측근들은 연준 이사들을 교체할 수 있는 법적·절차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특히 쿡 이사와 파월 전 의장을 계속 축출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인터뷰에서 쿡 이사 해임 추진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은 본안이 아니라 절차와 과정(process and procedure)에 관한 것이었다"며 "완벽한 절차(perfect process)를 거쳐 다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행정부가 쿡 이사를 해임하는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직무를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이 연준 독립성을 재확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 측은 오히려 향후 해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절차적 로드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법원도 쿡 이사에 대한 의혹이 사실일 경우 해임 사유가 되는지 여부는 판단하지 않아 향후 법적 공방 가능성을 남겼다.

파월·쿡 여전히 표적…애틀랜타 연은도 영향력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이 연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2028년까지 이사 임기를 지속하며 이사회에 잔류한 것에 대한 불만을 거두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는 파월 전 의장이 지난 5월 '존 F. 케네디 용기 있는 인물상(Profile in Courage Award)'을 받으며 "통화정책은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돼야 한다"고 발언한 데 크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인 케빈 해싯도 최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파월이 계속 연준에 남아 있는 것이 우려된다"며 "연준에는 애국심이 아니라 트럼프를 막기 위해 투표하는 사람들이 다수일 수 있어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공석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자리를 핵심 인선으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 연은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실시간 추정하는 'GDP나우(GDPNow)' 모델을 운영하는 등 시장 영향력이 큰 지역 연은이며, 차기 총재는 2027년 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을 행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애틀랜타 연은 총재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으며, 워시 의장도 민간 경영 경험이 풍부한 후보를 선호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은은 당초 지난 5월 총재 선임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워시 의장 취임을 앞두고 절차가 일시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재개됐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워시 의장을 신뢰한다"면서도 "공급 확대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금리 인하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워시 의장에 대한 신뢰와 별개로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 이사회와 지역 연은까지 친(親)트럼프 성향 인사를 확대해 통화정책 결정 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