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트럼프의 '출생시민권 제한'에 제동…이민정책 타격

"헌법상 시민권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부여"
트럼프 행정부, 출생시민권으로 적대국 '원정 출산' 초래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에서 경찰이 순찰 업무를 하고 있다. 2026.06.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30일(현지시간)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 통신·CNN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6대 3 의견으로 출생시민권을 제한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막은 하급심 판단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뉴햄프셔 연방지방법원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등 이민자 권익단체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한 것이다. 당시 뉴햄프셔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예비 명령을 내렸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시민권은 과거에도 지금도 권리를 가질 권리, 즉 우리의 정치 공동체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였다"며 "수정헌법 제14조를 만든 이들은 그 약속을 이 땅에서 자유롭게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까지 확대했다. 우리는 오늘 그 약속을 지킨다"고 말했다.

출생시민권은 국적에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미국 국적을 부여하도록 한 제도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자, 그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 모두가 미국 시민이며 거주하는 주의 시민'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월 취임 후 미국 영토에서 태어났더라도 부모 중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없다면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측 존 샤우어 법무차관은 출생시민권을 인정받으려면 미국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계속 거주할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버츠 대법원장은 "만약 의회가 시민권을 개인의 주소 여부에 달린 문제로 만들려 했다면, 이는 '때로는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적어도 이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는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우어는 "최근 수십 년 동안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국가 출신의 수많은 외국인들이 자녀의 시민권을 얻기 위해 미국으로 원정 출산을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정 출산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모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