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무관세 쿼터 47% 축소…한국 FTA로 감축 제한, 중국 대폭 감축(종합)
EU, 철강 수입 규제 강화…TRQ 축소·50% 관세 적용
한국 쿼터 19.7% 감소…중국은 대폭 삭감·우회수출 차단
- 김경민 기자,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신기림 기자 = 유럽연합(EU)이 7월 1일(현지시간)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무관세 수입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할당량을 초과하는 철강에는 50%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은 FTA 체결국으로 분류돼 쿼터 감축 폭이 제한됐지만, 중국은 무관세 쿼터가 대폭 삭감됐다.
EU는 또 철강이 최초로 용해·주조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용해·주조(Melt and Pour)' 규정을 새로 도입해 제3국을 통한 중국산 철강의 우회 수출도 차단한다. 미국의 고율 관세 이후 EU로 철강이 몰릴 가능성이 커지자 역내 철강산업 보호에 나선 것이다.
30일(현지시간) EU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지난 8일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 규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새 규정은 6월 30일 만료되는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해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새 제도는 연간 무관세 철강 수입 물량(TRQ)을 1834만 5922톤으로 제한한다. 이는 지난해 기준 무관세 수입 규모보다 47% 줄어든 수준이다.
할당량을 초과하는 수입품에는 기존 25%였던 관세를 50%로 인상한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과 제3국을 통한 EU 회원국으로의 우회 수출 증가에 대응해 역내 철강산업 보호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노르웨이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을 비롯해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13개국은 쿼터 감축 폭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한국 쿼터의 경우 기존 258만 1000톤 대비 약 19.7% 감소한 207만 3000톤이 됐다. 지난 1월 FTA를 맺은 인도는 194만 3000톤을, 튀르키예의 경우 286만톤의 물량을 확보했다. 영국은 214만톤의 무관세 쿼터를 받았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와 이집트·브라질·스위스·북마케도니아·남아프리카공화국·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싱가포르가 FTA 우대를 받았다.
이와 달리, EU와 FTA를 맺고 있지 않은 중국은 대폭 삭감돼 79.9만톤에 불과했다.
EU는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과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한 무역 전환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면서 미국 시장으로 가지 못한 철강이 EU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EU는 특히 '용해·주조(Melt and Pour)' 원산지 규정을 새로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최종 가공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철강이 처음 용해돼 슬래브나 빌릿 등 고체 형태로 주조된 국가를 원산지로 판정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한 반제품을 베트남 등 제3국에서 압연만 거쳐 EU에 수출하는 방식의 우회 수출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수입업체는 제철소가 발급하는 밀 테스트 인증서(MTC) 등을 통해 생산 이력을 증명해야 한다.
EU는 이와 함께 시장 상황에 따라 제도를 수시로 손질할 수 있도록 검토 체계도 강화했다. 일정 기간 시행 후 제품군 확대 여부와 제도 효과를 평가해 필요한 경우 적용 범위를 조정할 방침이다.
EU가 철강 규제를 강화한 것은 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EU 이사회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초과 생산능력은 2027년 7억 2100만톤으로 EU 연간 철강 소비량의 5배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여파로 EU 철강업계는 2007년 이후 약 10만 개의 일자리와 6500만 톤의 생산능력을 잃었으며, 지난해 설비 가동률도 67%에 그쳤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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