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빅테크?…월가 큰손들 M7 버리고 반도체로 '대이동'

"AI 투자 돈은 되나" 수익성 의문…6월 들어 시총 3560조 증발
삼성·하이닉스 웃는다…"메모리 부족 2028년까지 지속 예상"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증시를 견인하던 7개 거대 기술기업,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의 독주가 끝나고 시장 주도권이 반도체 등 하드웨어 분야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 자금이 엔비디아·메타·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테슬라로 구성된 M7에서 대거 유출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전했다.

M7 기업들의 주가는 6월 들어 10%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무려 2조 3000억 달러(약 3560조 원)나 증발했다. 최근 1년 중 월간 성적으로는 최악이다.

FT는 투자자들이 M7의 미래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이 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는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이 과연 수익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M7 대신 이들의 지출로 직접 돈을 버는 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메타·아마존·MS·알파벳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93%나 폭등했다. 닷컴버블이 절정이던 1999년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개별 종목의 상승세는 더 크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는 올해만 주가가 약 760% 폭등했다. 마이크론과 인텔, 웨스턴디지털, 시게이트 등도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주가 또한 올해 50% 상승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했고, 핵심 장비 공급사인 네덜란드 ASML도 주가가 60% 뛰었다.

M7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엇갈린다. 과거 M7 종목들은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제는 '돈을 쓰는 기업'과 '돈을 버는 기업'으로 명확히 나뉜다.

실제로 알파벳을 제외한 모든 M7 종목의 올해 수익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평균을 밑돌았고 MS와 메타, 테슬라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AI 도입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점도 빅테크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월마트와 우버 등 AI를 선제 도입했던 기업들이 최근 막대한 이용료 청구서를 받고 직원들의 AI 사용을 제한하거나 더 저렴한 모델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자극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은 소비자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애플은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을 이유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약 20% 인상했다. MS 또한 게임 콘솔 엑스박스의 가격을 올렸다.

월가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 기업들이 당분간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빈센트 모티에 아문디 최고투자책임자는 FT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수익화 결과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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