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대다수 '좌편향' 답변…구글 제미나이만 균형 유지"-WP

AI 정치성향 측정 결과 '좌편향 답변' 다수…제미나이만 '양측' 입장 제시
미국인 46%, AI로 뉴스 접근…"답변 내용 수용 시 유의해야"

인공지능(AI) 챗봇 일러스트 <자료사진> 2026.05.13.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오픈AI의 챗GPT 등 주요 인공지능(AI) 챗봇 대다수가 정치적 민감 사안에 대해 '좌편향'(left-leaning)된 답변을 내놓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다트머스대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AI 챗봇이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하기 위해 설계한 정치적 질문을 활용해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xAI의 그록,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주요 AI 모델들을 시험했다.

AI 모델은 연구진이 설계한 20여 개의 정치적 질문에 30자 이내로 답하도록 요구받았고, 모델이 일관성을 유지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일한 질문을 5회씩 반복했다. 수집된 답변은 기자의 직접 검토를 통해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 분류됐다.

시험 결과 대부분의 AI 모델은 일반적으로 '좌편향'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챗GPT는 답변의 80%를 대통령 직선제, 부유층 증세, 공공의료보험 도입 등 진보 성향 의제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채우며 가장 치우친 모습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딥시크 역시 70%의 답변에서 좌편향을 드러냈다. 사형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챗GPT와 딥시크는 모두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답변을 생성해 사형제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미국 대중의 의견과 차이를 보였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른바 '우파 AI'로 알려진 모델들도 좌편향 답변을 더 많이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파 성향 기업인으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반(反)PC'를 표방하며 개발한 AI 모델 그록은 전체 답변 중 40%를 좌편향으로, 33%를 우편향으로 생성했다. 우파 소셜미디어 '갭'(Gab)이 "보수적 가치와 기독교 정신에 기반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아리아(Arya) 모델은 50%의 답변을 좌편향으로 생성했으며, 우편향 답변은 3%에 불과했다.

반면 구글의 제미나이는 93%의 답변에서 좌우 양측의 입장을 모두 균형 있게 제시해 유일한 예외로 조사됐다. 제미나이는 심지어 "미국이 자원을 위해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려고 군사력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양측' 모두의 입장이 담긴 답변을 제공했다.

제렌 부다크 미시간대 교수는 AI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가 '위어드(WEIRD)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서양의(Western), 교육 수준이 높은(Educated), 산업사회의(Industrial),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인구 집단이 생성한 데이터에 의존하면서 편향성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부다크 교수는 AI와 정치적인 주제를 두고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다른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AI 생성 텍스트에 노출된다며, "우리가 AI를 사용할 때 무엇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기업의) 가치 체계가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WP에 전했다.

AI의 '정치적 중립'이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학자들은 '중립'과 '양비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입장이 될 수 있으며, '더 강한 쪽'의 입장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챗GPT를 "가능한 한 중립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사람마다 '중립'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해결책은 사용자에게 개인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양극화연구소의 지난 3월 설문조사에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46%)이 "AI를 이용해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AI가 정보 제공을 넘어 정치적 발언을 직접 생성하는 만큼 사용자들이 답변 내용을 받아들일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앤드루 홀 스탠퍼드대 연구원은 "대부분의 정치적 질문은 우리가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있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사실을 파악한 다음 그 위에 자신의 가치관을 더해야 한다"고 WP에 전했다.

한편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은 자사 모델이 객관적이고 다양한 관점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으며 WP의 시험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다고 일제히 반박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