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집필 '협상의 기술' 참고…심리학자 도움도"

전문가 "트럼프, 위협으로 상대방 시험…상황 바뀌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6.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이한 협상 스타일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인 토니 슈워츠가 1987년에 공동 집필한 베스트셀러 '거래의 기술'을 참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 전쟁 내내 트럼프 대통령은 거침없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게시하며 이란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란은 트럼프식 외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집필한 '거래의 기술'을 정독하고 심리힉자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거래의 기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재벌 시절 사용했던 협상 기법을 소개한다. 극단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요구를 통해 상대방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양보를 얻어내라는 게 핵심이다.

중재국 일부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자 팀의 도움을 받았다. 이란 외교관은 전문가와 협력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공개적으로 드러낼지 예측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중재국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주말 스위스에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후속 협상을 시작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며 예상치 못한 폭탄을 던졌다.

이란 협상단 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협상장에서 해당 내용을 보고 받고선 미국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JD 밴스 부통령에게 "MOU 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 차분하게 말했다. 이후 양측의 대면 협상은 종료됐다.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리에 따르면 파행 후에도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카타르를 통해 간접적인 협상을 지속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추가적인 양보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고 여러 정치 전문가는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미국 싱크탱크인 윌슨 센터의 글로벌 자문 위원회 위원이자 이란 전문가인 모하메드 아메르시는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의 기술'에서 배운 대로 극단적인 위협을 가해 상대방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은 그의 전술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이란과 중재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이란 온건파가 강경파를 설득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2월 이스라엘과 함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감행한 후 협상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정한 협상 시한을 약 12시간 앞둔 4월 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물을 올린 지 몇 시간 만에 미국과 이란은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협상 전술로 보고 무시했고 미국이 원했던 45일간 휴전이 아닌 15일 휴전을 얻어냈다고 복수의 이란 관리와 중재국 관리가 설명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