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남아 스캠 배후' 프린스그룹 추가 제재…개인 9명·단체 26곳

홍콩·싱가포르서 자금세탁용 자회사 운영한 조직 2인자 포함

1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온라인스캠범죄단지인 '태자단지' 운영 등 조직적 범죄의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에서 운영하는 프린스 은행의 모습.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에서 온라인 금융 사기와 인신매매, 불법감금 및 고문 등을 주도한 혐의로 미국·영국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2025.10.17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 재무부가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한 거대 온라인 사기(스캠) 범죄조직의 배후 '프린스그룹'과 연관된 연계된 개인 9명과 기관 26곳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이날 "범죄 조직 지도부, 스캠 단지 투자자, 위장 회사 등 초국가 범죄 조직 프린스그룹과 연계된 개인 9명과 기관 26곳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프린스그룹의 2인자이자 설립자 천즈의 '형님'(big brother)으로 지목된 후샤오웨이와 그의 측근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후샤오웨이는 천샤오얼, 후스, 우안밍 등 여러 이름을 사용하며 항공기·부동산·불법 도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범죄 사업을 벌여 왔다.

후샤오웨이는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자회사 수십 곳을 세우고 허호밍, 콩카온, 리후이 등 부하 직원들을 임원으로 앉힌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는 이밖에도 프린스그룹의 스캠단지에 자금을 댄 주요 투자자 브렌든 로와 치우웨이런, 범죄 수익의 온라인 결제에 관여한 팡즈전, 프린스그룹의 자회사 6곳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천보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미국 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지난 2024년 기준 동남아시아 기반 스캠 범죄로 최소 100억 달러(약 15조 3000억 원)의 손실을 당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수치였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동남아 스캠 센터들은 매년 미국인 피해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가로채고 있다"며 "재무부는 이 지독한 사기극의 배후에 있는 네트워크를 무력화하고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미 법무부는 프린스그룹의 산하 기업 '후이원그룹'이 로맨스 스캠 등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데 사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계정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성명에서 "후이원그룹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 수익금의 송금, 이동, 은닉을 가능하게 한 기술적 중추의 일부로 이 클라우드 컴퓨팅 계정을 활용했으며, 이 수익금의 상당 부분은 동남아 스캠 센터를 통해 가로챈 것"이라고 짚었다.

프린스그룹은 부동산·금융·소비재 등 합법적인 사업을 위장해 도박 사업과 암호화폐 채굴을 통해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한편,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범죄단지(사기작업장)를 운영하며 수천명을 사기 범죄에 동원했다.

후이원그룹 역시 금융 기술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핵심 사업은 온라인 사기, 온라인 도박, 자금 세탁 등 불법 활동을 지원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월 미국은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TCO)으로 지정했으며, 중국 국적의 설립자 천즈 회장은 지난 1월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