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산 해제에 공화 강경파 부글…트럼프 '정치적 곤경'

美보수진영 "테러 지원 늘릴 것" 비판…트럼프 "원래 이란 돈" 입장 전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D 프린팅 미니어처 모델과 '제재'라는 단어가 새겨진 이란 국기. 2025.4.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 협상 초기 이란의 동결 자산을 해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7일 서명한 이란과의 14개 조항의 양해각서(MOU)에는 △동결 자산 접근 △제재 해제 △이란산 원유 등에 대한 수출 제재 유예 △최소 3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 및 경제 발전 기금 등이 담겼다.

이 중 11항에는 "미국은 본 MOU가 이행되는 즉시 이란의 동결 또는 제한된 자금과 자산을 완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약속한다"며 "미국과 이란은 협상 동안, 이 자금의 해제와 관련된 절차에 대해 상호 합의한다"고 돼 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외 해외 계좌에 예치된 이란의 동결 자산 규모는 약 240억 달러(약 37조 원)로 추정된다. 미국 내 계좌에는 약 20억 달러가 예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란 측에서는 동결 자산의 절반인 120억 달러가 MOU 서명과 동시에 동결 해제된다는 내용으로 합의안 초안이 마련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산 동결 해제가 이란의 합의 이행과 연계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공화당 진영에서는 해제된 동결 자산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을 지원하는 데 전용될 수 있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대이란 강경파인 로저 위커 미 상원 군사위원장(공화·미시시피)은 성명을 통해 종전 MOU가 미국의 군사적 성과를 "무효로 하는 협상"이 될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 정권은 지원받는 모든 돈을 그 목표를 진전시키는 데 투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보수 성향 매체 뉴욕포스트 역시 19일 사설에서 "14개 항으로 이루어진 계획의 나머지 부분은 거의 이란이 얻게 될 것에 관한 것이다. 즉, 석유 수출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완화"라며 "이것은 트럼프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6.19 ⓒ 로이터=뉴스1

이번 합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 맺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보다 동결 자금과 관련해 이란에 더 큰 양보를 했다는 점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JCPOA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 준수를 조건으로 단계적인 제재 완화를 규정했지만, MOU는 제재 면제가 "최종 합의의 하나로 합의된 일정에 따라" 발효될 것이라고 명시한다.

JCPOA는 또한 이란에 새로운 자금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지만, 이번 합의는 이란에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재건 기금을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란에 재정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비판해 왔으며, 2015년 대선 후보 시절에는 언론 기고에서 JCPOA를 겨냥해 "이란은 1500억 달러의 횡재를 얻게 되며,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전 세계 테러의 자금줄이 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체결된 지난 17일 입장을 바꿔 이란의 동결 자산이 "그것은 우리 돈이 아니라 그들의 돈"이라며 "우리가 그것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다시는 달러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은 언론 인터뷰에서 "역사는 우리를 살해하려는 신정일치 체제의 미치광이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주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점을 가르쳐 준다"며 "대통령이 이번 거래에 대해 매우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