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멜로니 伊총리 또 저격…"수십년 지켜줬더니 이란전 외면"

G7 '멜로니가 사진 구걸'로 이탈리아 반발 산 이후 다시 공세
멜로니 "내 지지율 신경 끄고 당신 지지율이나 챙겨라" 강력 응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6.6.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우파 동맹'이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를 향해 이란과의 전쟁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맹비난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이탈리아, 또 그 나라 총리에게 수조 달러를 쏟아부었는데도 (이탈리아는) 이란과 그들의 심각한 핵 위협에 관여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십년간 우리는 (이탈리아를) 방어해 주었지만 막상 시험대에 오르자 그들은 우리와 나머지 세계를 지키는 데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는 좋지 못한 처사다!"라고 일갈했다.

두 정상의 갈등은 지난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 방송 La7과의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자신과 사진을 찍기 위해 "구걸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는 멜로니 총리가 불쌍해 보여 마지못해 사진을 찍어줬다고 말했고, 이 발언은 이탈리아 내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멜로니 총리는 즉각 영상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완전히 조작됐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해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게 충격적"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예정돼 있던 미국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멜로니 총리의 이름을 'Gigiorgia'로 틀리게 적으며, 그녀가 떨어진 국내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미국과 친구가 되려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고맙지만 사양한다"며 냉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방미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04.17 ⓒ 로이터=뉴스1

멜로니 총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어로 직접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런 이유 없는 공격은 무의미하다"며 "내 지지율에 관심 가질 거 없고 당신의 지지율에나 신경 쓰는 게 좋겠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중에 이탈리아가 시칠리아 소재 미군 기지를 공격 작전에 사용하는 것을 불허한 것에 심기가 불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멜로니 총리는 이와 관련해 "기지 사용은 우리가 항상 존중해 온 협정에 따라야 하며 이는 위반될 수 없다"며 "내가 총리로 있는 한 이탈리아는 주권 국가로 남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멜로니 총리의 이런 강경한 대응이 오히려 정치적으로는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테파노 스테파니니 전 나토 주재 이탈리아 대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는 유럽 우파 진영에서조차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지금 반(反)트럼프 진영에 서는 것이 그녀에게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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