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AI 기업 지분 절반 국민에게"…7조불 국부펀드 구상 파격 제안

AI 매출 기업에 50% 주식세 부과 법안 발의
국민 1인당 연 1000달러 배당…트럼프 진영 일부 공감

26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가 뉴욕시 퀸즈 자치구 포리스트 힐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 지지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10.26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진보 진영의 대표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인공지능(AI) 기업 지분의 절반을 국민이 공동 소유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법안을 발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18일(현지시간) '미국 AI 국부펀드법(American AI Sovereign Wealth Fund Act)'을 공개했다.

법안은 연간 AI 매출이 2억달러 이상인 기업에 대해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율은 해당 기업 지분의 50% 수준이다.

이렇게 확보한 주식은 정부가 운용하는 국부펀드에 편입된다. 샌더스 의원은 펀드 규모가 약 7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연간 5% 수준의 배당수익을 국민에게 환원할 경우 미국인 1인당 매년 1000달러 이상을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혁명적 기술의 미래를 소수의 빅테크 과두세력이 민주적 통제 없이 결정하도록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AI 발전에 따른 부의 집중과 일자리 감소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AFP 통신은 예상했다.

특히 AI 산업에 대한 공공 지분 참여 논의가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점차 힘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정부가 AI 기업 지분을 매입해 국민과 성과를 공유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를 "미국 국민과의 파트너십"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광물, 반도체, 양자컴퓨팅 기업 등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세마포어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에서는 AI 기업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분을 활용해 아동 자산계좌인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를 조성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반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국부펀드 설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업들도 일정 부분 공공 참여 논의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AI 지분 공유 구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도 유사한 아이디어를 검토한 바 있다.

AI 기업들은 폭발적인 성장에도 막대한 컴퓨팅 비용 때문에 대규모 자금 조달 압박을 받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AI 산업 이익에 대한 과세 요구도 커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AI로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AI 기업에 별도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반면 업계에서는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AI 기업 지분의 절반을 정부가 보유할 경우 창업자와 기존 투자자의 지배력이 크게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론자들은 샌더스 의원이 모델로 제시한 노르웨이 국부펀드조차 개별 상장기업 지분 보유 한도를 10%로 제한하고 있다며 50% 지분 확보 구상은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고 지적한다고 AFP는 전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