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삼전닉스 '밈 주식' 되나…전통적 가치평가 무의미"
블룸버그 "파생상품 거래가 주가 상승 주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스페이스X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의 대형 우량주가 전통적 가치 평가 방법을 적용할 수 없는 '밈 주식'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 회사 모두 파생상품 거래가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이들 기업을 가리켜 "과거 게임스톱이나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처럼 어려움을 겪는 비디오게임 체인이나 영화관 체인이 아니라, 규모만으로도 전체 주식 시장을 왜곡하고 침몰시킬 수 있는 수조 달러짜리 기업"이라며 "이 '메가캡 기업'들은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밈 주식이 될 운명"이라고 분석했다.
밈 주식이란 기업의 실제 실적이나 수익 등과 관계없이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며 개인 투자자의 주목을 받아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을 의미한다.
스페이스X는 '화성 식민지 건설' 등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기 사이클 변동성이 극심한 반도체 부문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가수익비율(PER) 등의 전통적인 주식 가치 평가 지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페이스X에는 일론 머스크의 이름값만을 주목해 테슬라 초기 투자자와 같은 '대박'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 회사의 실적 또는 업황이 아닌 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 주가가 뛰어오르고 있다.
콜옵션을 판매하는 증권사가 갑작스러운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제적·의무적으로 주식을 매집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감마 스퀴즈' 현상이 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다.
스페이스X 연계 옵션 상품은 상장 이후 공식 출시돼 100만 건가량 거래됐는데, 이중 대다수가 초단기 콜옵션이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유통 주식 비율은 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경우 자산운용사가 이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콜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면서 주가가 뛰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 주식 거래의 60~70%는 파생상품 헤지 활동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월가도 낙관적 전망을 내놓음으로써 주가 부양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스페이스X의 2040년 매출을 3조 4000억 달러(약 5170조 원)로 전망한 것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언젠가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수 있다거나,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29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수조 달러 규모의 과대 선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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