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MOU 놓고 동상이몽…美 "성과따라 보상" vs 이란 "제재부터 풀라"(종합)
동결자금·원유수출 의견차…향후 협상 험로 예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도 이견…이란 "60일만 무료, 주권은 우리 것"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할 예정인 양해각서(MOU) 전문이 17일 공개됐지만 합의 내용을 둘러싼 양국의 동상이몽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합의 이행에 따른 단계적 보상을 강조한 반면 이란은 즉각적인 경제적 이익 확보와 주권 유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가장 큰 이견이 드러난 건 경제 문제였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감축 등 합의 이행이 검증되어야 동결 자산을 풀어줄 수 있다는 '성과 기반 보상'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14개 조항 중 경제적 실리와 직결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마치 미국이 먼저 대가를 치르는 것처럼 보도했다.
IRNA는 약 240억 달러(약 36조 원)에 달하는 동결 자산 중 절반인 120억 달러(약 18조 원)가 본협상 시작 전에 풀려야 한다고 전하며 이를 협상의 전제 조건처럼 강조했다.
원유 수출 제재 완화에 대한 시각차도 뚜렷하다. 미국은 MOU 서명 즉시 이란산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대한 제재를 면제(waiver)해 준다고 밝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종 합의를 위한 60일간의 한시적 조치다.
이와 관련해 이란 언론은 이를 영구적인 제재 해제의 시작인 것처럼 포장하며 서명과 동시에 이란 경제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점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세계 교역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도 신경전이 있었다.
공식 합의문에는 '60일간 통행료 없이' 안전한 통항을 보장한다고 명시됐으나 IRNA 통신은 '60일만 무료'라는 점을 유독 강조하며, 이후에는 이란이 오만과 협의해 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련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해협의 주권이 이란에 있으며, 통행료 면제는 시혜적 조치일 뿐이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핵 문제에 관해서도 이란은 최대한 자존심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핵무기 개발 불가'와 '고농축 우라늄 폐기'를 강조한 반면, IRNA는 '핵물질 희석은 상호 합의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하에 진행된다'고만 보도하며 일방적인 핵 포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현상 유지하는 동안 미국도 추가 제재나 군사력 증강을 할 수 없다는 '동등한 수준의 일시 정지' 조항을 부각하며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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