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회 생일에 '백악관 UFC' 힘 과시한 트럼프…지지율은 최악

공화당도 31%만 긍정적…입장 땐 아유 소리도
선수들조차 "트럼프에 감사" vs "스포츠에 정부 개입" 찬반 가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데이나 화이트 UFC CEO가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종합격투기 대회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0년 이후 백악관 남측 정원은 공화당 전당대회, 의사당 습격 전 집회에 쓰이다가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80세 생일을 기념한 종합격투기 UFC 경기 무대로 변했다.

'건국 250주년 기념'로 포장해 이번 백악관 UFC 경기를 기획한 트럼프는 UFC 최고경영자(CEO) 데이나 화이트와 함께 오벌오피스를 지나 발코니에 등장했고, 군악대가 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전투기 편대가 상공을 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저(低)알코올 맥주와 암호화폐 후원으로 진행됐는데, 여론은 싸늘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조차 31%만이 긍정적이었고, 무소속은 11%에 불과했다.

NBC·AP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2기 최저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과 이란 전쟁에 대한 불만으로 노동자·청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를 반영하듯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이 행사지만, 그가 입장할 때 환호 속에서 야유 소리도 섞여 나왔다.

트럼프는 경기 직전 이란과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합의를 발표했지만, 구체적 합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는 생일 당일 가족 만찬을 열고, 폭스뉴스 시청과 SNS 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재임 중 80세가 된 그의 건강에 대해 "우수하다"고 밝혔지만, 고령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는 UFC 경기와 F1, 풋볼 등으로 젊은 남성층을 겨냥한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일부러 거침없이 남성성을 어필해, 거부감을 느낀 비판자들이 반발하게 유도하고, 다시 트럼프 측근들이 비판자들을 나약하고 여성스럽다고 조롱하는 식이 반복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대회에서 마우리시오 러피(빨간 글러브)가 마이클 챈들러(파란 글러브)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6.06.14 ⓒ 로이터=뉴스1

이번 행사 관련해서도 트럼프 측근들은 기쁨을 표현했다. 전 UFC 챔피언 대니얼 코미어는 방송 도중 "백악관에서 UFC 경기를 보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면서 "테스토스테론이 너무 솟구쳐서 누군가의 가슴을 걷어차고 싶을 정도"라고 농담했다.

팟캐스터 조 로건은 "살면서 초현실적인 일들을 많이 봤지만, 이건 정말 가장 초현실적"이라며 "모든 게 현실 같지 않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행보는 UFC 내부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페더급 디에고 로페스는 스페인어 입장곡이 대통령을 불쾌하게 할 수 있다는 보도에 반발했지만, 결국 해병대 군악대가 연주됐다.

한 선수는 이란 전쟁과 이스라엘 비판 때문에 경기 출전이 배제됐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선수는 "정부가 스포츠 오락에 개입하는 것은 사회적 역할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UFC 공동창립자 로리온 그레이시는 "경기가 너무 폭력적이어서 백악관 이벤트는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미들급 보 니칼은 승리 후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해준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한다. 이런 대담한 일을 해낼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