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장 된 백악관 잔디밭…시위대 "폭력 미화 말라" 손가락질
트럼프 생일에 '건국 250년' 포장한 UFC 대회…경찰·군 병력, 현장 순찰
시위대 "건국 정신과 관계없는 대회…트럼프가 UFC 모회사 지분 소유"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80세 생일을 맞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사상 초유의 UFC 격투기 대회를 개최하자 워싱턴과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린다는 명분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격투기 대회는 백악관 경내에서 열린 최초의 사적·영리 목적 스포츠 대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경기가 개최되는 일대는 대회를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기를 보러 온 UFC팬들이 설전을 벌이거나 야유를 보내는 등 팽팽하게 맞섰다.
UFC 팬들은 백악관 진입로인 엘립스 공원을 지나 행사장에 들어서며 시위대를 향해 야유를 보내고 트럼프의 이름을 외쳤다. 이에 시위대는 "주 방위군 반대!", "워싱턴 DC를 해방하라!", "증오 반대! 두려움 반대! 이민자 환영!"이라고 외쳤다.
시위대는 거대 철창 인형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이번 행사를 막기 위해 연방 소송까지 제기했던 시민단체 '써드 액트 버지니아'의 조직가 수잔 더글러스는 인파를 바라보며 "부패의 냄새가 진동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트럼프의 생일을 위한 행사일 뿐이고, 우리나라 건국의 정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행사를 막기 위한 소송은 이틀 전 기각됐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UFC의 모회사인 TKO의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행사가 연방 공원 부지를 상업화한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행사에 반대했다. 특히 미국이 해외에서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력적인 경기를 연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나와 남쪽 잔디밭에 설치된 "클로(The Claw)"라고 불리는 28m 높이의 철제 케이지로 걸어 들어가며, 최대 150만 달러를 내고 입장권을 구매한 VIP들은 링사이드에서 경기를 관람한다.
주 방위군, 경찰, 공원 경찰, 비밀경호국 등 수백 명의 경찰 병력이 도보, 말, 오토바이, 탱크와 장갑차를 이용해 현장을 순찰했다.
한 시위자는 UFC 경기가 단순히 생일 파티나 부패가 아니라 공포와 폭력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국방부 예산안에 서명하려 한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인데 이렇게 되면 사회 안전망 예산은 대폭 삭감될 것"이라면서 "UFC 경기를 통해 전쟁과 폭력이 미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UFC 메인 경기가 열리는 동안, 할리우드 배우와 예술인들이 만든 단체 '수정헌법 제1조 위원회'는 베티 미들러, 패티 스미스, 루퍼스 웨인라이트, 제인 폰더, 줄리아 로버츠, 조이 리드, 릴리 글래드스턴 등이 출연하는 90분간의 콘서트 '일어나라, 노래하라: 수정헌법 제1조를 위한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는 노킹스연합 등이 주최하는 500개 이상의 시청 모임에 생중계된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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