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합의문 초안 최소 3개 버전"…동결자산 해제 '제각각'

블룸버그 "호르무즈 개방 큰 틀은 유사…경제보상 규모·시점 엇갈려"
이란 매체 "동결자산 절반인 120억달러 우선 해제"…다른 버전엔 언급없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이 15일(현지시간) 국영TV와의 오디오 인터뷰에서 미·이란 전쟁 종식 합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6.15. ⓒ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문안을 확정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어 그 세부 내용을 놓고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란의 국외 동결 자산 해제 규모와 시점을 두곤 미·이란 양측의 설명이 달라 후속 협상 등 과정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단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내에선 이번 합의에 앞서 최소 3개의 서로 다른 MOU 초안이 공유됐다. 이들 초안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대이란 제재 완화, 핵 프로그램 관련 장기 협상 착수 등 큰 틀에서는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지원이나 관련 제재 완화의 규모나 시점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MOU 초안엔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이 이란의 재건 및 경제개발을 위해 최소 3000억 달러(약 456조 원) 규모의 프로그램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란 핵 프로그램의 처리 문제는 후속 협상에서 다루게 된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이 지난 12일 보도한 14개 항의 MOU 초안에도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메흐르는 앞서 보도한 MOU 초안을 근거로 MOU 서명 뒤 60일간의 최종 협상 기간 중 이란의 동결 자산 240억 달러(약 36조 원)가 해제될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인 120억 달러(약 18조 원)이 미국과의 협상 개시 전 제공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 "MOU 초안에 이란 동결 자산 250억 달러(약 38조 원) 해제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확인한 초안엔 이란의 국외 동결 자산 해제 규모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전쟁·군사작전 종료와 함께 동결 자산 해제가 "MOU에 따른 미국의 즉각적 의무"(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의무가 이행돼야 60일 후속 협상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미 정부로부턴 아직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규모나 시점에 대한 공식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이번 합의는 "이행 성과를 기초로 한다"며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기 전까진 어떤 자금도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 또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 등 더 큰 쟁점에 대한 협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며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하는 단계에 따라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이외에도 블룸버그가 확인한 페르시아어 MOU 초안 요약본엔 MOU 서명 즉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 선박 통항 재개 절차를 시작해 최대 30일 안에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초안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 여부는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완료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었다.

따라서 미·이란 양측이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서명할 예정인 MOU에서 이란의 동결 자금 문제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조건 등 세부 사항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