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에 환호와 반발 교차…머스크 '1조달러 사나이' 논란
나스닥 앞 투자자 축제 분위기…JP모건 본사 앞선 '반(反)머스크' 시위
세계 최초 조(兆)달러 부자 등극에 "혁신가" vs "불평등 상징"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페이스X가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가운데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찬사와 비판이 동시에 분출됐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한 뉴욕 타임스스퀘어 일대는 축제 분위기로 들끓었다. 나스닥 전광판에는 머스크의 얼굴이 대형 화면으로 등장했고 관광객들은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초기 투자자들은 급등한 주가에 환호했다.
머스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누군가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면 좋은 마약을 한 것 아니냐고 했을 것"이라며 "스페이스X가 성공할 확률을 10%도 안 된다고 봤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스페이스X 주가는 공모가 대비 19% 급등한 160.95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조1000억달러로 불어나며 브로드컴을 제치고 미국 증시 6위 기업에 올랐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순자산도 1조달러를 넘어 세계 최초의 '조달러 부자(trillionaire)'가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 스타베이스 우주기지에는 머스크를 보기 위해 각지에서 팬들이 몰려들었다. 워싱턴주에서 온 레슬리 바린은 차량 주변에 인형과 손팻말을 배치해놓고 "축하해요 일론"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이 스페이스X 로고가 새겨진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머스크 역시 모건스탠리 투자은행 관계자들이 IPO를 축하하는 모습을 공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타임스스퀘어에서 만난 한 초기 투자자는 친구들과 맞춤형 스페이스X 티셔츠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개인투자자와 지수 추종 자금 수요가 워낙 강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지만 환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상장 전날 나스닥 앞에는 집채만 한 크기의 머스크 풍선 조형물이 등장했다. 상반신을 드러낸 머스크 형상에는 AI 챗봇 그록(Grok)의 미성년자 성적 이미지 생성 논란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혔다.
상장 당일에는 JP모건 본사 앞에서 '스톱 머스크(Stop Musk)'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억만장자를 화성으로 보내라"는 팻말을 들고 머스크의 막대한 부와 영향력 확대를 비판했다.
대표적 진보 정치인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머스크의 조달러 재산은 조작된 경제 시스템의 산물"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경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판에도 머스크는 검은 가죽 재킷 차림의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소수 우주비행사가 아니라 여러분 모두를 우주로 데려가고 싶다"며 스페이스X의 비전을 강조했다.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상장은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부를 안겨줬지만, 한 개인에게 집중되는 부와 권력의 규모를 둘러싼 논쟁도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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