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제재 완화 묶은 美·이란 MOU 윤곽…핵은 2단계로

'우라늄 이란 내 희석' 수용 검토…실행은 2단계 본협상 타결 시에만
완전한 평화 아닌 '임시 프레임워크'…이행 성실도 따라 제재 완화 비례

3D 프린터로 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형상 뒤로 호르무즈 해협 지도가 보이는 일러스트. 2026.01.0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축으로 한 잠정적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의의 세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MOU 핵심이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 재개방과 통행료 폐지, 그리고 이에 따른 제한적 제재 완화라고 보도했다. 또한 해협이 다시 열리면 미국의 봉쇄도 해제되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본격 협상에 앞서 '우선 조치'로 해협 개방을 요구하고 있으며, 핵심 쟁점인 고농축 우라늄 문제는 이후 협상 단계로 넘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의 보도는 보다 구체적이다.

이에 따르면 양측이 논의 중인 양해각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고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을 핵심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다. 일부 조항에서는 우라늄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독 아래 이란 내부에서 희석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핵 관련 조치들은 2단계 협상이 성사될 경우에만 실행되는 구조로, 현재의 양해각서는 일종의 '프레임워크 합의' 성격에 가깝다.

해협 개방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통행료 없이 즉각 재개방하고, 30일 내 전쟁 이전 수준의 해상 물동량을 회복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의 봉쇄 조치도 동시에 해제되는 구상이 담겼다.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이란 미사일의 상징적인 모형 옆을 걸어가고 있다. 2026.06.11 ⓒ 로이터=뉴스1

또한 합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란이 제한적 조건 하에서 원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60일간 제재 유예 조치가 제공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후 이란의 이행 여부에 따라 제재 완화 폭은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악시오스는 이와 관련해 "제재 완화 시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이란의 이행과 성실한 협상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중재국 관계자의 발언도 인용했다.

다만 동결 자금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란은 협정 체결 직후 일부 자금의 즉각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단계적 분할 해제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과 중재국인 카타르가 최근 논의한 방안 중 하나는, 인도적 목적에 한해 일부 동결 자금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제재 체제를 정면으로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란에 일정 수준의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는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미국과 이란이 카타르 등 해외 금융기관에 동결된 이란 자산 중 최대 160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 자금의 제한적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자금은 기존 제재 체제 아래에서도 일부 인도적·상업적 목적에 한해 단계적으로 풀리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측은 해당 자금이 즉각적으로 전면 해제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이란의 이행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풀릴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MOU 내용에 대한 악시오스 보도는 기존에 알려진 MOU 내용과 거의 흡사하다. 이날 앞서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이란 외교부 대변인을 인용해 "이번 합의안이 최근 미군의 공습이 단행되기 전 파키스탄의 중재로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잠정 합의는 카타르 중재자 알리 알-타와디와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 간의 수 시간 협상 끝에 지난 9일 밤 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카타르 중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 등과도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이 협상이 다자 중재 채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병행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협상이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공동 중재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양측이 최종 서명에 합의할 경우 '이슬라마바드 협정'으로 불릴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또한 악시오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현재 합의가 "완전한 평화 협정"이라기보다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임시 프레임워크에 가깝다고 평가했으며, 핵심 쟁점은 향후 수개월간 이어질 후속 협상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했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