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합의'에 네타냐후 부글…"MOU, 협상 시작일 뿐"
트럼프 '곧 서명식' 발표에 이스라엘 충격…"월드컵 개막 의식한 듯"
네타냐후 "'협상 개시' 위한 MOU" 의미 축소…합의 원하지 않는 분위기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2월 말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함께 감행해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의 종결로 향하는 중대 길목에 들어서자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양해각서(MOU)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공개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당혹감 속에 핵·미사일·대리세력 지원 등 핵심 사안 논의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논의 내용이 이란 지도부의 최고위급까지 전달·승인됐다"며 당일 밤 저녁으로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취소했다. 이르면 주말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걸프국들을 비롯해 이스라엘과도 통화를 갖고 이에 대한 승인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이 과정에서 이란에 대한 더욱 강경한 군사작전을 주장해 온 이스라엘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관리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승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이 북중미 월드컵 개막일에 전해졌음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월드컵 기간 평온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여러 이스라엘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압박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로 하여금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는 임시 60일 휴전이라는 "독배"를 받아들이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이란 양측이 마련한 MOU 잠정안에는 레바논 전선을 포함해 현 휴전 체제를 60일간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재개방하며, 이란 핵 프로그램에 관한 포괄적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CNN도 이날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당시 이란 관련 안보 회의 중이던 네타냐후 총리가 깜짝 놀랐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직후 네타냐후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란과의 협상 개시를 위한 MOU 체결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합의에 농축 우라늄 제거, 농축 시설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이란의 테러 대리 세력 지원 중단이 포함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타결이 임박한 MOU는 '협상의 시작'일 뿐 종전 합의는 아니며, 앞으로 진행될 추가 협상에서 자신들의 핵심 요구사항이 관철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 등 여러 국내 정치적 압박으로 인해 이란과의 MOU 서명을 종전을 향한 의미 있는 합의로 강조하고 싶은 반면, 이란 신정 체제의 완전한 붕괴를 목표로 하는 이스라엘은 이번 MOU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이스라엘에 있어 향후 진행될 미국과 이란의 추가 협상에서 핵 협상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60일 기간 내 핵 협상에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낮으며 이번에 허를 찔린 만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와이넷은 전망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이뤄졌던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는 협상에만 1년 반이 걸렸다.
와이넷은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를 원하지 않고 있다"며 "모즈타바 최고지도자가 합의를 승인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평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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