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나토 지원 전투기 3분의 1 감축…유럽방위 홀로서기 시험대"
잠수함 등 핵심 해군 전력도 재배치…'러시아 억제력' 약화 우려
英국방 사임, 독-프 전투기 사업 좌초…삐걱대는 유럽의 자구책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제공해 온 항공기와 군함 수를 대폭 줄이려 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국 정부 공식 문건을 입수했다며 미국이 유럽 방위를 위해 배정한 F-16과 F-15E 전투기를 150대에서 100대로 3분의 1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해상 초계기는 26대에서 15대로 감축되며 유럽에 배치됐던 공중급유기 8대는 모두 철수된다.
이 밖에도 미사일 발사 잠수함 1척과 항공모함, 이를 호위하는 여러 군함과 함재기 등 핵심 해군 전력도 재배치된다. 유럽 방위를 담당하던 2개의 폭격기 기동부대 중 하나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미군 유럽사령관은 "나토군 모델이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것은 건강하지 못한 구조였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변화를 명확히 했으며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조처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유럽 내 미국의 갑작스러운 전력 감축은 나토의 대러시아 억제력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러시아 잠수함의 움직임을 감시하거나 유사시 장거리 타격 임무를 수행할 핵심 자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 영토에 러시아 드론이 떨어지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라 동맹국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방위 공약 축소에 대응해 유럽 각국은 자체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지만 내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영국에서는 국방 예산 부족에 항의하며 국방장관이 사임했고, 독일은 프랑스·스페인과 함께 추진하던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서 탈퇴를 선언하며 균열상을 드러냈다.
일부 유럽 전문가들은 군사 자산의 숫자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의 위기'라고 지적한다. 안톤 호프라이터 독일 연방의회 의원은 "나토의 진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는 한 비상사태 시 미국이 정말 유럽을 도울 것인지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는 점"이라며 동맹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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